‘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구속 심사 일정이 오늘 정해진다. 구속 심사 날 양 전 대법원장은 20기 이상 낮은 후배 법관에게 운명을 맡기게 된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과 담당 영장판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전담 법관들과 이들의 근무 이력 등 연고 관계를 고려해서 심사를 맡게 될 담당 판사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은 담당 법관이 기록을 검토할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법원 관련 수사 확대 및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뒤늦게 영장 업무에 투입된 명 부장판사와 임 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영장전담 판사들의 경우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과 사법농단 의혹에 관여된 법관들과의 연고 관계 등을 지적받아왔기 때문이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27일 ‘사법농단 1호 구속 사건’인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검찰 출신인 명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윗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처음 발부한 전례가 있다.
박 전 대법관의 경우 1차 구속 심사 당시 임 부장판사가 심리했기 때문에 그를 제외한 판사 중 한 명이 심사를 맡을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심사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소위 ‘4무(無)’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지시한 적 없다 ▲보고받은 적 없다 ▲기억이 없다 ▲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사실관계뿐만 아니라 범죄성립 여부 등 혐의를 전부 부인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근거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