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경찰 당국은 20일(현지시간) 밤 런던데리 시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일랜드 통일을 요구하는 급진 민족주의 단체가 브렉시트를 앞두고 벌인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런던데리는 벨파스트에 이어 북아일랜드의 제2의 도시로, 1970년대 극심한 신구교도 충돌 및 반영국 테러가 일어났던 곳이다.특히 1972년 1월 30일 런던데이에서 영국군이 비무장 가톨릭 시위대에 발포해 14명이 사망한 사건은 일명 ‘피의 일요일(블러디 선데이)’로 유명하다. 이 사건은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재무장화를 촉발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영국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경찰은 이날 20대 남성 두 명과 34세, 42세 남성 두 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19일 밤 런던데리 시의 비숍 가(街)에 위치한 법원 건물 앞에서 폭탄을 설치한 차량을 폭발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북아일랜드 경찰청의 마크 해밀턴 부청장은 “테러로 인한 사망자와 사상자는 없었다”면서 “용의자들은 지역 사회와 지역 지업들에 큰 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차량 근처를 봉쇄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급진 아일랜드 민족주의 무장조직인 ‘신(新) IRA’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신 IRA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요구하는 무장조직으로 2012년 다수의 반체제 공화주의 인사들이 단결을 외친 이후 공식적으로 설립됐다. 이들은 북아일랜드의 신·구교도 간 유혈분쟁을 종식한 벨파스트 협정에 반대해 북아일랜드를 영국으로부터의 독립하고 아일랜드와의 통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캐런 브래들리 북아일랜드 장관은 “북아일랜드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이번 시도는 모든 부분에서 비난에 부딪힐 것”이라며 “사건의 배후인 소수세력은 북아일랜드의 미래를 제안할 자격이 없으며, 승리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 전반에 걸쳐 우리는 하나의 목소리로 뭉쳤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고, 우리는 북아일랜드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외무장관은 이번 공격을 북아일랜드를 폭력과 분쟁으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 급진우파 정당은 이번 테러를 “공화국 혁명가들의 공격”으로 정의하고 “이들을 100년 전 실패한 미완성 혁명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19년 아일랜드 제헌의회 내각은 영국으로부터 아일랜드의 독립을 선언하고 전쟁을 개시했다. 2년여간 이어진 이 전쟁으로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공화국과 북아일랜드로 분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