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 전 대법관도 같은날 허경호 부장판사 심리 헌정사 첫 전직 대법원장…이르면 23일밤 구속 결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 2019.1.12/뉴스1 © News1
사법농단 의혹 정점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에 대한 구속여부가 이르면 23일 밤 결정된다. 전직 대법원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10시3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병대 전 대법관(61·12기)도 같은 시간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단 앞서 함께 영장청구가 기각됐던 고영한 전 대법관(63·11기)에 대해선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지난 2017년 9월까지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조사한 범죄 사실은 40여개에 달한다. 영장청구서는 별지 포함 260쪽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Δ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Δ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Δ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재판 Δ옛 통합진보당 지방·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Δ차성안(42·35기) 판사 뒷조사 등 법관 사찰 및 인사 불이익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Δ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 업무방해 사건 관련해 청와대 통한 헌법재판소 압박 Δ한정위헌 취지 위헌제청 결정 사건 개입Δ법원 공보관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와 같은 범죄사실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등 죄목을 적용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다만 법원 포토라인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1차 검찰 소환당시에도 검찰 포토라인을 패싱한 바 있다.
박 전 대법원장에 대해서 검찰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이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영장이 기각된 뒤 검찰은 관련자들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보강수사에 주력해왔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에 대한 2차 영장에는 지인의 재판과 관련된 자료를 무단으로 열람한 혐의를 추가했다. 박 전 대법관은 대법관을 지낸 2014년부터 2016년 시기 사업가 이모씨의 부탁으로 이씨의 재판 진행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법원 형사 시스템을 무단 열람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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