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투기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손혜원 의원이 전날(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첫 행보로 빙상계 성폭력 문제를 꺼내들었다.
손 의원은 21일 오전 11시40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젊은 빙상인 연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 성폭력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수조사, 한국체육대학교 고강도 감사,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과 수뇌부의 총사퇴 등을 촉구했다.
손 의원은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가족과 지인 등의 명의로 일대 건물 수십채를 사들여 개발 이익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각종 의혹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유튜브 개인방송 등으로 직접 반박을 해오던 손 의원은 급기야 지난 20일 소속이었던 민주당을 탈당하고 논란이 해소된 뒤 복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손 의원의 행보는 탈당 후 첫 행보였던터라 취재진의 관심이 모아졌지만 손 의원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후 취재진을 만나서도 의혹 관련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빙상계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누가 피해자냐 가해자냐 말고 전체 구조를 봐달라. (젊은 빙상인 연대) 변호사나 제 비서에게 연락해달라” “잘 모르겠다” 등의 답변에 그쳤다.
손 의원과 젊은 빙상인 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빙상계에서 제기된 성폭력 사례들을 조사, 정리하면서 심석희 선수가 용기를 내 길을 열어줬음에도 성폭력 피해를 본 선수들이 왜 혼자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지도자들이 어째서 계속 승승장구 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피해 선수들은 자신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전명규 사단’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할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재범 전 코치와 심석희 선수 모두 전 교수의 제자다. 추가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상당수도 전 교수의 제자들로 확인됐다”며 “전 교수가 총책임자로 있던 한체대 빙상장에서 폭행과 폭언을 일상으로 경험했던 학생선수 다수도 한체대와 관련된 이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 교수가 오랫동안 대한민국 빙상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배경은 빙상계를 포함한 체육계,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체육계 성폭력의 항구적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고강도 감사를 통한 한체대 정상화 ▲빙상연맹 해체라는 꼬리자르기가 아닌 대한체육회 수뇌부의 총사퇴 등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