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간인 사찰 등을 주장하고 있는 김태우(전 특별감찰반 파견) 수사관이 21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허위 출장비 지급 등 새로운 폭로를 내놨다.
또 현 정부에 흠집이 갈 수 있는 반부패비서관실 내부 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등 청와대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이어갔다. 조국 수석 인사검증 실패 등 각종 의혹제기로 갈수록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청와대와 전면전에 나선 모양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약 60여분 간 진행됐다.
특감반원 중 외근을 하지 않은 내근 전담 직원들까지 허위출장비를 지급 받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김 수사관은 내근 전담 특감반 데스크인 김모 사무관을 예로 들며 “16개월 간 1명이 받은 출장비는 최소한 1500만~1600만원 정도 된다”면서 “국민 세금을 허위 수령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수사관은 특감반이 출범 초기부터 직속상관인 조국 수석에게 과하게 충성을 맹세해 왔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수사관은 “박형철 비서관은 반부패비서관실 최초 회식 자리에서 공식 건배사를 ‘조국을 위하여, 민정아 사랑해’라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면서 “이에 따라 상관이 ‘조국을 위하여’라고 하면 저희 쫄병들은 민정아 사랑해 하면서 폭탄주를 마셨다”고 말했다.
이어 “박형철 비서관은 조국 수석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심지어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한 비리 정보도 가져오라고 했다“면서 ”국민을 위하여 충성한 것이 아니라, 직속 상관에게 충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영찬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은 내게 미꾸라지라고 비하하고, 특히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나를 꼴뚜기로 비하했다. 모친은 방송보고 앓아 누웠다“면서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받았고, 철저히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기자들 뿐만 아니라 김 수사관을 지지하는 50대 이상의 보수층 지지자들이 몰려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지지자들은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기자들에게 거친 욕설과 함께 ”기사를 제대로 내보내지도 않을 거면서 뭐 하러 왔냐“는 등의 말을 하며 싸움을 걸었다.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기 위해 기자회견장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지지자들도 상당수였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장 내에선 기자들과 지지자들이 여러차례 기자들과 충돌했고, 심지어 2~3차례 큰 싸움이 벌어질 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재 검찰은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청와대 특감반에서 근무한 수사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사건을 맡은 형사6부 위주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김도읍·강효상·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인걸 특감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임 전 비서실장의 경우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와 관련한 비위 혐의를 보고 받고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게 자유한국당 측 판단이다.
자유한국당은 조 수석·박 비서관·이 반장에 대해서는 노무현정부 시절 인사들의 비트코인 보유 현황 파악, 공항철도 등 민간기업과 민간인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지검은 고발 다음날인 21일 이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에 이송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