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에 공식 입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1일 한국당의 ‘텃밭’인 영남권을 찾으며 본격 당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나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통합’을 강조하며 사실상 당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대구 상공회의소에서 이재하 회장를 포함한 회장단 10여명을 만나 지역경제에 관한 현안과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황 전 총리는 한국당 입당사에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언급했던 것을 재차 강조하며 “정말 우리 경제 정책이 어디 갔는지, 경제가 실종되고 있다. 이곳은 북한으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지만 안보를 걱정하는분들도 많다”며 “같이 힘을 합쳐서 정말 다시 대한민국다운 대한민국으로 가야 한다.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경제 살리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신년사에서 “앞으로 일 잘하는 일꾼이 되겠다. 말이 아니라 일로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겠다”라며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제 통합이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나뉠 수 없는 작은 나라다. 국제사회 속에서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는 정말 위태로운 대한민국이다. 나뉘어서 이 소리 저 소리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너나할 것 없이 합쳐서 이 정부의 국정난맥상을 극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 잘사는 나라, 행복한 나라, 여성들이 더 행복한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고 외쳤다.
황 전 총리가 차기 유력주자임을 의식한 듯 당권주자의 견제도 이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진태 의원은 신년사에서 “황 총리님 들어오셨을 때 환영 논평을 먼저 낸 게 저다. 근데 당에 들어오셨으니 신참은 신고식도 조금 사실 해야한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또 “이번 전당대회는 대선 후보를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 애국자들과 어깨동무하고 거리로 나가서 제대로 투쟁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당대표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오후에는 경북도당에서 열리는 주요당직자 회의에 참석해 당직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사실상 당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였다. 황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개혁방안이 있을 것이고 우리 당을 살리는 방안이 있을 것인데 지금은 통합해야 할 때”라며 “정말 우리가 통합해서 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을 막아내고 새로운 경제도 살리고 민생도 살리고 안전을 지키는 세계 속의 자랑할만한 안보도 튼튼한 나라가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황 전 총리는 ‘대구 경북에 황교안 바람이 불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바람이 불기보다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란다. 저는 바람 맞기보다 마음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간담회를 마치며 “열심히 하겠다. 성과가 있게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황 전 총리는 이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병역 문제에 대해 취재진에게 “이미 검증이 끝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로지 국민들과 함께하는 일에 진력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는 추가 의견 수렴 후 결정하겠다고 알렸다. 시기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황 전 총리는 이어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유엔기념공원 헌화를 한 뒤 부산시당에서 당직자들과 만난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