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증강현실 기법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송재정 작가
증강현실을 소재로 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극 중 게임에서 유진우(현빈)가 칼을 들고 있는 장면. tvN 제공
이 기묘한 드라마의 기원은 게임 ‘포켓몬 고’였다. 3년 전 송재정 작가(46)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스마트폰으로 포켓몬을 잡으면서 AR 소재를 떠올렸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만난 그는 “영화 ‘아바타’,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가상현실 콘텐츠는 제작비가 많이 들지만, 증강현실은 기존 화면에 아이템만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하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tvN ‘인현왕후의 남자’(2012년), ‘나인’(2013년)에 이은 타임슬립(시간여행) 3부작 드라마 기획도 과감히 포기했다.
송재정 작가는 “한번 시작하면 질릴 때까지 하는 편이다. 독특한 소재를 선택하는 게 겁날 때도 있지만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tvN 제공
아이디어는 다른 분야의 콘텐츠를 보며 건져 올린 경우가 많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자서전을 읽고 현실과 게임을 넘나들며 오류의 실체를 찾아 나선 게임회사 대표 유진우를 떠올렸다.
소재는 통통 튀지만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영웅 서사’라고 했다. 송 작가는 “내 작품들은 평범한 인물이 초현실적인 일을 겪으며 사랑을 찾고 진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며 “‘알함브라…’ 속 유진우도 현대판 ‘오디세우스’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