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내리막]中 작년 6.6% 성장 ‘28년만에 최저’
중국 경제 감속(減速)의 여파는 이미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2대 경제 대국의 경기 둔화로 세계 각국의 경제 및 글로벌 기업 실적이 타격을 입고 있다. 전체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은 시름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 국가 주도의 고도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데다 밖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등 악재로 경제 체질이 약화돼 당분간 중국 경제의 둔화 흐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 판매도 28년 만에 감소
경기가 예상보다 급랭하면서 실제 성장률이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의혹도 계속 퍼지고 있다. 중국의 관변 경제학자인 샹쑹쭤(向松祚)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화폐연구소 이사 겸 부소장은 최근 강연에서 “2018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1.67% 혹은 마이너스”라고 주장했다. 이 강연 동영상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서 삭제된 상태다.
올해도 중국 경제에 대한 잿빛 전망은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돼 미국이 중국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면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6.2%에서 5.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발부채와 지방부채 등을 합한 중국 정부의 부채비율은 70∼80% 수준으로, 4조 위안을 쏟아 부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40%)의 2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 중국 성장률 1%P 내리면 한국은 0.5%P 하락
그나마 지난해에는 반도체와 화학, 정유 등 주력 품목들이 중국 악재에도 불구하고 잘 버텨줬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이 2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중국 경기 부진의 영향이 산업계 전반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말부터는 중국 내 설비투자가 줄어들면서 한국의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마저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 경기 둔화의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경기가 급격히 둔화돼 한국 수출이 경착륙하면 가계부채 부실, 기업 도산 등 위기를 동반할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출국 다변화, 기업 투자환경 개선 등을 통해 대응하고 단기적으로는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정책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