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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지인 투기로 현지인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걱정”

입력 | 2019-01-22 03:00:00

[손혜원 파문]최근 2년간 목포시의회 회의록 분석




“정치인분이 매입을 하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홍보가 돼서 (지역) 언론에 투기지역으로 등장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23일 전남 목포시의회 관광경제위원회에서 조성오 민주평화당 의원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인근 부동산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7년 3월부터 손혜원 의원의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친척, 지인들이 이 지역 부동산 매입에 나선 결과를 지적한 것. 목포시의회와 목포시의 이 같은 우려는 동아일보가 2017년 9월부터 최근까지 공개된 회의록 곳곳에서 드러난다.

투기가 아니었다는 손 의원의 주장과 달리 목포시와 시의원들은 당시 상황을 사실상 투기로 보고 있었다. 2018년 11월 23일 목포시의회 관광경제위 회의가 대표적이다.

김양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시가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역 건물) 매입을 하려 해도 단가 자체가 많이 올라 매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 없이 매입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심인섭 목포시 교육문화사업단장=지역 주민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가 없다. 정말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면 안 되고, 원만히 해결될 수 있는 분위기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투기적 성향을 가진 분도 많이 있다고 들었다.

심 단장=그런 투기세력이 팔려고 하는 것은 절대 사면 안 되겠죠. (중략)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격을 통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상당히 걱정이 된다.

손 의원의 지인들이 집중 매입한 목포시 만호동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도 컸다. 건물과 토지 매입에 대해 “목포를 위한 결단”이라는 손 의원과 목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의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조성오 민평당 의원=이것(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 발표하기 이전 대비 8000만 원 정도 집값이 상승했다.

장송지 민평당 의원=만호동 땅값이 엄청 뛰고 있다. 외지인들이 들어와 투기 목적으로 이렇게 투자를 해서 땅값이 오른다고 한다. 이대로 계속 가야 하나.

심 단장=지금 사업 시작도 안 했는데, 나중에 사업이 됐을 때 외지 자본이 들어와 자기들만의 사업이 되고 원주민이 쫓겨나가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장 의원=굉장히 걱정들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지인들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위한 예산 쓰기가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

하지만 2017년 3∼9월 손 의원의 조카 등 지인들이 창성장 등 일대 건물 6건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기엔 여당 의원이 결과적으로 손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도 등장한다. 2017년 9월 19일 목포시의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김휴환 의원(현 목포시의회 의장)은 “목포만큼 원형적으로 근대문화, 특히 건축자원이 보존된 곳이 없다”며 “국가사업으로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당시 김진홍 교육문화사업단장은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해서 역사적인 건축물을 지원 보존할 수 있도록 그렇게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효목·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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