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프로야구 ‘kt 위즈 2019 선수단 신년 결의식‘이 열렸다. 이강철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5선발로 시즌을 꾸려야하지만 KBO리그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선수가 사실상 없다. 질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 우선은 양을 늘리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KT 위즈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의 1차 목표는 ‘선발이 가능한 투수’ 일곱 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2019시즌을 앞둔 KT 선발진의 최대 변화는 고영표 이탈, 이대은 합류다. 여기에 지난 시즌 ‘상수’ 역할을 해줬던 더스틴 니퍼트~라이언 피어밴드 외인 듀오도 새 얼굴로 바뀌었다. 선발진에 합류하는 모든 선수들이 물음표를 안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22일 신년결의식에서 “투수진은 기본적으로 훌륭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지면 풀타임을 치러본 선수가 사실상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감독은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른 선수들은 특유의 요령이 있다. 이러한 노하우 없이 풀타임을 치르기는 쉽지 않다. 결국 선발투수를 일곱 명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영표의 난 자리가 가장 뼈아프다. 지난 두 시즌 선발로 283.2이닝을 소화했던 그의 공백은 필연적이다.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이대은이 합류하지만 2015년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152.2이닝을 소화한 것이 개인 최다 기록이다. 주로 선발로 등판했지만 어느덧 4년 전 이야기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시절에는 119.2이닝 소화가 최다였다. 2017년부터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도 100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새 외인 중 윌리엄 쿠에바스(29)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쿠에바스의 개인 최다 이닝은 지난해 트리플A에서 23경기 선발등판해 135.1이닝을 던진 것이다. 2017년부터 차츰 선발 자원으로 고정되며 이닝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풀 시즌을 치러가는 요령에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라울 알칸타라(27)는 더욱 심각하다. 더블A시절인 2012년 27경기(17경기 선발)에 등판해 102.2이닝을 소화한 것이 개인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는 트리플A에서 32경기(10경기 선발)에서 83.1이닝을 소화했을 뿐이다.
당초 4선발 후보로 지난해 156.1이닝을 소화한 금민철이 여겨졌지만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협상이 유달리 더디다. 결국 확실하지 않은 외인 둘에 이대은이 전부다. 이 자리를 유망주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이 감독이 구체적인 실명 언급은 피했지만 지난해 후반기 가능성을 보인 김민부터 롱릴리프로 뛰던 류희운, 정성곤 등은 스프링캠프 때 어느 정도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이들 중 한두 명이 터지지 않는다면 올해도 KT의 5선발 구축은 요원하다. “결국 나와 박승민 투수코치의 어깨가 무겁다.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가능성을 보인다면 얼마든 기다려줄 것”이라는 이 감독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