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 부친 고(故) 손용우 선생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에 손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국가보훈처가 현 정부의 독립유공자 확대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2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손 의원과 만남을 가진 것과 무관하게 독립유공자를 확대 발굴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보훈 정책기조에 기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22일 보훈처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후 의병이나 학생, 여성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기 위해 수형·옥고 위주의 포상기준을 독립운동 공적이 있는 경우로 완화했다. 3개월 이상 옥고를 치르거나 6개월 이상 독립운동 활동을 했다는 공적이 있어야만 독립유공자로 지정될 수 있었으나 명백한 독립운동 사실이 확인됐을 때는 수형 기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보훈처는 독립유공자 확대 지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현 정부 출범 2개월 만인 2017년 7월부터 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그해 12월부터 작년 2월까지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새로운 포상기준을 마련했다.
보훈처는 지난해 피우진 처장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독립유공자 선정시 사후행적 중 광복 이후 대한정부 수립까지 사회주의 활동 부분은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독립유공자 서훈심사기준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손 의원 부친인 손용우 선생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 역시 이 같은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공정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진행했다는 것이 보훈처의 설명이다.
손용우 선생은 1940년 서울에서 일제의 패전을 선전하다 체포돼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다. 하지만 광복 후 조선공산당 관련 활동 이력 때문에 매번 보훈심사에서 탈락하다가 지난해 7번째 신청 만에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 이후 보훈처가 사회주의 활동 경력 인사에게도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을 수 있도록 포상심사 기준을 개선하면서 손 의원의 부친도 8월 광복절 기념식 때 건국훈장을 받았다.
지난해 손 의원의 부친 외에도 11명이 보훈처의 포상 확대 기준에 따라 사회주의 활동 이력이 있었으나 나라를 위해 헌신한 공훈이 크다고 판단돼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광복절과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앞두고 손 의원의 부친과 마찬가지로 정부 포상을 받았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더욱이 3개월 이상 옥고를 치르거나 6개월 이상 독립운동 활동을 했다는 완화된 기준에 따라 정부 포상을 받은 독립유공자도 104명이나 된다고 전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작년 2월 피 처장은 손 의원의 요청으로 의원실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이 자리에서 손 의원이 자신의 부친이 6번이나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으나 사회주의 활동 경력 때문에 탈락했다고 말했다”며 “당시 피 처장은 현 정부가 독립유공자 확대 정책을 펴고 있으니 다시 신청해 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사회주의 활동 경력이 있더라도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하지 않은 독립유공자는 포상할 수 있도록 심사기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다”면서 “피 처장과 손 의원의 만남은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 개정이나 포상자 선정에 있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