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코골이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와 신홍범 대한수면의학회 보험이사가 겨울철 더욱 심해지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이하 이 기자)=코골이는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인 경향이 있다는데?
▽신홍범 원장(이하 신 원장)=맞다. 특히 유전적으로 코뼈가 휘어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코막힘과 코골이가 심해진다. 이외에 혀가 두꺼운 사람, 목구멍이 좁은 사람도 코골이가 잘 생긴다. 모두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살이 찌면 코골이가 심해진다. 따라서 수면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은 아예 가족이 와서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
▽신 원장=체중이 줄면 코골이가 준다. 다만 나이가 들면 마른 사람도 기도조직에 힘이 떨어져 떨리는 게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이 기자=치료를 받아야 하는 코골이의 기준은?
▽신 원장=대개 코골이 소리가 크면 상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코골이 소음 자체는 치료 진단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코를 골다가 숨을 안 쉬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바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들은 잠을 잘 때 숨을 정상인에 비해 30% 정도만 쉰다고 보면 된다.
▽이 기자=옆에서 자는 사람이 숨을 멈췄다가 한참 뒤에 가서 ‘후’ 내쉬면서 코를 곤다면 수면무호흡을 의심해 볼 수 있나?
▽이 기자=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신 원장=우선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우리 몸에 산소공급이 안 된다. 산소를 많이 쓰는 장기가 심장인데 심장에 무리가 간다. 이로 인해 심장부정맥, 심근경색 심지어 돌연사도 생긴다. 혈압도 올라간다. 또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뇌중풍(뇌졸중)도 발생한다. 이뿐 아니다. 수면무호흡 때문에 수면부족이 생기고 항상 피곤하다. 결국 집중력이 떨어지고, 낮 동안 졸음, 우울증이 생긴다. 잠을 못 자고, 뇌에 산소공급이 부족하면 치매발병률도 높아진다.
▽이 기자=코골이 치료법엔 수술과 비수술이 있다는데….
▽신 원장=수술은 재발이 잘 돼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한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수술을 거의 하지 않는다. 비수술 치료가 1차 치료법이다. 코에 공기를 주입시키는 양압기 치료가 대표적이다.
▽신 원장=맞다. 기본적으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기도가 좁아지면서 막힌 거다. 그것을 열어주는 장치다. 산소를 주입하는 게 아니라 실내 공기주입이다.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서 필터로 거른 다음 일정한 압력을 만들고 수증기를 섞어서 바람을 불어넣는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공호흡기 마스크와 다르다. 코에다 갖다 대서 코를 통해 공기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요즘은 크기가 작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직접 양압기를 코에 껴 체험을 하고 있다. 최근엔 코에만 끼울 수 있는 간편한 양압기들이 나와서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신 원장=아니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을 때만 해도 수면다원검사비용이 70만 원, 양압기 기기가 250만 원 이상 들었다. 다행히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수면다원검사도 본인 비용이 11만7000원 정도다. 양압기 기기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임대비의 80%를 지원해줘 한 달에 1만8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 기자=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예방법은 없나?
▽신 원장=우선 체중감량이 중요하다. 자기 체중의 10% 정도 빼면 코골이는 현저하게 준다. 그 다음 비염, 코막힘이 있는 경우 질환 치료가 우선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기자=잠을 잘 때 도움이 되는 자세도 있나?
▽신 원장=기본적으로 바로 누우면 혀가 뒤로 밀리면서 기도를 막는다. 그래서 코골이와 무호흡이 심해진다. 옆으로 자면 기도가 덜 막혀 코골이가 많이 준다. 일반적으로 왼쪽을 아래로 깔고 누우면 소화기가 좀 편해진다.
▽이 기자=방안의 온도와 습도도 중요하지 않나?
▽신 원장=수면환경에서 중요한 게 기온이다. 실내기온은 22도 내외가 좋다. 습도는 50% 정도를 유지한다. 습도가 높은 게 중요하다. 방이 너무 더우면 상대적으로 습도가 낮아진다. 결국 코가 마르고, 코가 막히면 코골이가 심해진다.
▽이 기자=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생활습관은 없나?
▽신 원장=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생활습관 유지도 중요하다. 음주한 경우엔 아무래도 코골이가 심해진다. 또 밤늦게 과식하면 음식이 넘어오는 리플럭스가 생기는데, 그게 기도 주위 점막을 자극해 붓게 만들고, 결국 기도를 좁힌다. 저녁 늦게 술을 포함한 음식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이 기자=잠잘 때 좋은 베개 선택법을 알려 달라.
▽신 원장=‘코골이 방지 베개’라고 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베개로 코골이를 해결하기 어렵다. 다만 베개가 너무 높으면 목이 꺾여 기도가 좁아지고, 코골이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나마 C자 형태로 경추 골격을 유지해주는 기능성 베개는 좀 낫다. 그냥 집에 있는 수건 2개 정도를 말아 목 바로 뒤에 받쳐주면 머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기도가 확보돼 코골이가 줄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