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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 쌍둥이’ 中 과학자, 대학서 해고…당국 “해당 연구 불법”

입력 | 2019-01-22 15:56:00

허젠쿠이.사진=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편집한 아기의 출생에 성공했다고 주장해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 과학자가 소속 대학에서 해고됐다. 당국이 해당 연구가 불법이라고 결론 내렸기 때문.

22일 중국 국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전날 허젠쿠이(賀建奎) 연구팀이 법을 위반해 유전자를 편집한 배아를 인간의 몸속으로 집어넣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허젠쿠이는 중국 선전의 남방과학기술대학(SUST)에서 부교수로 재직하며 유전자 편집 연구를 진행해온 인물.

당국 조사팀은 “허젠쿠이 연구팀이 법규와 연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그는 윤리 검토 서류를 위조해 실험에 자원하는 부부 8쌍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허 교수가 개인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규제와 감독을 의도적으로 피했으며 스스로 자금을 마련하고 연구원을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조사팀은 조사과정에서 실제로 유전자 편집으로 쌍둥이가 태어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유전자 편집을 한 다른 임신 사례도 사실로 밝혀졌다.

앞서 허 교수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 면역체계를 갖춘 여아 쌍둥이 루루(露露), 나나(娜娜)가 지난해 11월 무사히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쌍둥이의 부모를 제외하고 불임 치료를 받은 부부 7쌍의 배아에도 유전자 편집을 했다고 했다.

당시 세계의 과학자들은 “인간을 상대로 실험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전자 편집은 비정상 유전자를 잘라 내거나 정상 유전자를 삽입하는 것이지만 배아 유전자를 편집할 경우 다음 세대에 변형된 유전자가 유전될 수 있어 세계적으로 금기시돼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부분의 나라는 배아 유전자의 편집을 허용하지 않는다. 중국도 연구 목적만 가능하다.

이후 허 교수는 행방이 묘연해 졌고, 가택연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이번 정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허 교수의 연구 활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즉각 그를 해고했다.

연구가 불법으로 판명남에 따라 해당 사안은 공안기관으로 넘겨졌다.

현지 인권 변호사 창보양 씨는 “본국 법에는 관련 문제에 대한 형사 규정이 명시돼 있지는 않다”면서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윤리적 문제는 있다. 민사상 책임은 충분히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