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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체감과 너무 동떨어진 국무조정실의 부처 평가

입력 | 2019-01-23 00:00:00


국무조정실은 어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18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43개 중앙행정기관의 업무성과를 일자리·국정과제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기관별로 우수, 보통, 미흡 3단계로 평가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일부 미흡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책의 큰 방향에 대해선 성과를 거뒀다고 긍정 평가했다.

평가 배점의 65%를 차지한 일자리·국정과제 부문에서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 의한 근로소득 증대를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인식은 국민들의 눈높이와 어긋나 보인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사정이 나빠져서 영세 고용주들에게 일자리 안정자금을 나눠준 것인데 이를 성과로 꼽은 것은 ‘제 논에 물대기’식 평가다. 정부가 정책추진 단계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세금을 쏟아 수습해 놓고 자화자찬한 것 아닌가.

3조 원 가까운 일자리 안정자금의 경우 저조한 신청률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지원대상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마구잡이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지경이면 정부의 눈가림식 대응 논란에 대한 진상을 먼저 가려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한 해에만 26조 원의 세금을 투입했는데도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취업자 수 증가폭이 가장 낮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제조·서비스업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나랏돈이 들어가는 공공부문 일자리만 늘어나는 비정상구조가 뚜렷해졌다. 그래 놓고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을 잘했다고 자체 평가를 한 것은 듣기에도 민망하다.

그나마 국무조정실이 고용노동부에 대한 기관 평가에서 낙제점인 ‘미흡’ 등급을 준 것은 자기반성의 일단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이는 근본적 원인에 대한 진단과 처방은 아니다. 문제는 현장 대응이 아니라 정책에 있다. 뿌리를 손대지 못하고 곁가지만 만져서 뭐하겠나. 정부가 보다 엄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적표와의 괴리는 더욱 커져가고 해법은 계속 겉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