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업무성과 평가 자화자찬 논란
정부가 2018년 부처 업무 중 일자리 부문에 대해 내놓은 평가 결과다. 민간 부문의 고용 성과가 미흡한 점을 보완과제로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일자리 정책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년실업이 사상 최악으로 악화되고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정부는 업무평가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공정하게 평가하겠다고 했다.
○ 일자리, 규제 부문 성과 부각에 방점
부문별 평가를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적지 않다. 일자리와 관련해 정부는 ‘사람 중심의 경제정책을 본격 추진했다’고 자평하면서 그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안정자금을 꼽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악화하는 부작용이 나타나자 정부가 보완책으로 안 써도 될 일자리안정자금을 긴급 투입한 과정을 간과한 채 성과만 포장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하위 20%의 가구 소득은 지난해 3개 분기 연속 크게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일자리를 유지한 사람은 혜택을 봤지만 일자리를 잃은 사람의 소득이 줄면서 양극화가 심해졌다.
규제 혁신 부문에서 정부는 1800여 건의 규제를 철폐하고 신산업 분야에 획기적인 법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국민과 기업의 규제 관련 불만을 해소해 줬다고도 했다. 다만 보완할 점으로는 규제 혁신 체감도가 낮은 점을 꼽았다. 규제 혁신의 성과가 많은데도 시장에서 잘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본보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2018년 대한민국 정책평가’에서 규제 개혁은 전체 40개 정책에서 32위에 그쳤다. 당시 정부학연구소는 “규제 혁신 성과가 거의 보이지 않고, 혁신의 방향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계의 불만과도 궤를 같이한다.
○ 자체 평가에서도 ‘공급자 마인드’
국무조정실은 이번 평가를 위해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총 540명의 평가지원단을 꾸렸다. 주된 평가 대상은 일자리 부문의 경우 정책 추진 노력(30%)과 성과지표 달성도(40%)였고 정책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0%에 그쳤다. 규제 혁신 항목의 경우에도 규제 혁신 만족도는 평가의 20%밖에 반영되지 않는다. 국조실의 한 관계자는 “정책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를 중심으로 보다 보니 현실의 체감과는 달라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