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딸을 아픈 상태에서 방치해 사망하게 한 친모가 7년 만에 자수했고 수사 끝에 결국 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강수산나)는 어머니 조모(40)씨와 아버지 김모(42)씨를 유기치사 혐의로 지난 17일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월 사실혼 관계였던 조씨와 김씨 사이에 딸이 태어났다. 김씨는 자신의 친딸이 맞냐고 의심하며 영아에게 필수인 예방접종을 한 차례도 맞히지 않는 등 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조씨와 김씨는 아이의 시신을 상자에 담아 밀봉해 집에 보관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기 때문에 사망 사실을 어떤 기관도 알아채지 못했다.
2016년 남편과 따로 살게 된 조씨는 2017년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조씨는 “죽은 아이가 꿈에 나와서 괴롭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씨가 말한 상자와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조씨 진술의 신빙성과 ‘아빠가 상자를 못 보게 했다’는 큰딸(9)의 발언 등을 바탕으로 아버지 김씨도 함께 기소했다. 적용한 혐의는 유기치사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2014년 만들어졌기 때문에 2010년에 발생한 이번 범행에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할 수 없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