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포스코켐텍 공장 가보니 국내 유일 음극재 생산설비, 年 2만4000t 배터리업체에 납품 전기車 등 수요폭발… “없어 못팔아” 2030년 세계시장 20% 점유 목표… “가격경쟁력 확보가 성공 관건”
정대헌 포스코켐텍 음극소재실장이 천연흑연을 가공한 음극재 최종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음극재. 포스코 제공
공장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보니 입구 근처에 놓인 유리 박스에 쓰인 “POSCO그룹 NEXT 50년 신성장 엔진 음극재와 함께 With POSCO! 회장 최정우”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최 회장이 지난해 11월 방문했을 때 쓴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연간 매출액이 60조 원 안팎이다. 이런 그룹을 이끄는 최 회장이 지난해 매출액이 1조3000억 원에 불과한 계열사를 ‘신성장 엔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
스마트폰 수천 개 분량의 2차전지가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다 보니 전기차 시대가 오면 포스코켐텍의 매출은 급증할 수밖에 없다. 무선청소기처럼 가전제품과 산업장비 영역에서도 2차전지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최 회장이 “포스코의 미래”라 부를 만했다. 10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전체로 보면 철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세계 철강 시장은 과잉 설비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신사업은 에너지 저장 소재 영역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을 4월 합병하고 2차전지 소재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센터도 설립할 예정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추출한 리튬을 포함해 2차전지의 핵심 요소인 음극재와 양극재 소재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30년엔 2차전지 소재 세계시장에서 20%의 점유율과 17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양극재로는 12조 원, 음극재와 리튬 등의 소재로는 5조 원이 세부 목표”라고 설명했다.
소재 분야의 전문가들은 2차전지 소재의 생산 과정이 철강 생산과 비슷하다고 본다. 해외에서 광물 자원을 확보한 다음 가공해서 판매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기존 철강 생산에 경쟁력이 있는 포스코가 2차전지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