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실무 협상서 의견 접근 소식통 “ICBM 폐기 스몰딜 넘어… 내년말 비핵화 완료 명시 가능성”
남북미중 동시다발 회담 - 북-미 실무라인 협상 장승윤 기자
23일 북-미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획기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 방문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비핵화 완료 시한은 물론이고 북-미가 주고받을 조치들이 포괄적으로 담길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과 북-미 고위급·실무급 회담을 통해 2020년 말까지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 북-미 관계 정상화를 교환하는 포괄적인 합의를 추진하는 데 의견 차를 좁히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외교 소식통도 “북-미가 현재 스몰딜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도 완전한 비핵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ICBM 폐기는 플러스알파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미국이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 전 검증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평양 연락사무소를 포함해 석유 수입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북한이 2017년 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휘발유 등 정제유 수입량을 연간 50만 배럴로 축소한 바 있다. 다만 제재 완화의 폭과 속도를 놓고선 북-미 간 이견이 여전해 2차 정상회담까지 이를 정리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한미 외교가의 평가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위성연설을 마친 뒤 문답에서 “2월 말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good marker)가 마련될 것이다. 김영철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은 물론이고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의) 새 카운터파트의 면담에서도 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경우 비핵화 협정의 최종 요소를 이뤄내는 데 (민간 부문이)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