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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 공예판매점 갖고 있는 손혜원… “옛 역사, 공예박물관으로” 문체부에 요구

입력 | 2019-01-24 03:00:00

작년 국감때… 문체부선 난색
문체부 관계자 “손혜원, 지속적 요청”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의 창고로 쓰이는 건물에서 ‘부동산 투기’ 등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창고는 손 의원의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에서 매입한 것이다.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를 국립공예박물관으로 건립해 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문화역서울284 바로 옆 서울역 신역사에는 손 의원이 창업한 공예판매점 ‘하이핸드코리아’가 입점해 있어 국회의원이 사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에 지나치게 개입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손 의원은 지난해 10월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에 공예박물관이 없다. 그 안(문화역서울284)을 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이 멋진 건물을 우리도 박물관으로 프랑스 오르세나 이런 데같이 하자”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은 1986년 방치됐던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했다.

문화역서울284는 2011년부터 공예, 건축, 디자인 전시회 등을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문체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한다. 손 의원은 “(위탁 운영) 계약 기간을 6개월 단위로 하니까 장기적으로 갈 수가 없다”며 “여기를 우리가 국립공예박물관을 한번 해 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문체부 측은 난색을 표했다. 2016년 문화역서울284의 중장기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해 공예와 건축, 디자인, 철도 등을 아우르는 근대 복합공간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또 불과 3km 떨어진 서울 종로구 옛 풍문여고 터에 서울시가 ‘시립공예미술관’을 짓고 있어 박물관 성격이 중복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체부 관계자는 “손 의원이 국정감사뿐 아니라 문체부가 주관한 공예인 간담회 등에 참석해서도 문화역서울284를 국립공예박물관으로 건립할 것을 주문하는 등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손 의원 측은 “국회는 다양한 이익단체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합의를 찾는 곳인데 이를 이익충돌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