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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이어 김무성도 ‘全大 링’ 오르나

입력 | 2019-01-24 03:00:00

판 커지는 한국당 당권레이스




“당 대표를 향하여” 자유한국당 당 대표에 출사표를 낸 김진태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 의원모임 세미나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쪽으로 기울자 복당파의 좌장 김무성 전 대표도 꿈틀거리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입당 이후 대선 주자급들의 전대 출마 움직임이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관리형 대표’를 주장하고 있는 다른 당권 주자들은 “대선 불출마 선언부터 하라”며 반발하고 있어 차기 당 대표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23일 기자들이 당 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묻자 “황 전 총리가 뛰어들면서 여러 가지 혼전으로 가는 것 같다”면서 “위기가 오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출마설을 부인하던 태도에서 확 달라진 모습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도 보수 통합과 당 발전에 도움이 되는 후보를 돕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본인이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 그는 김 위원장의 출마 움직임에 대해서도 “전당대회를 관리하다가 출마할 경우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을 뛰어넘는 명분이 생겼다고 판단할 수 있다. 출마한다면 비대위원장직을 던지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20년 총선을 공세적으로 치러야 하느냐 수세적, 방어적으로 치러야 하느냐에 관해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더 명확하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24일 황 전 총리가 출마하면 당내 계파갈등이 재발하고 ‘박근혜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는 요지의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역시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참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예상 가능하지 않은 행보” “상식에는 잘 맞지 않는 판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과 당원들은 이 판을 뒤엎고 나라를 정상화시키라고 열화 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데, 야당이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마 발표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 22일엔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과 모여 주호영 의원을 포함한 TK(대구경북) 지역 후보 단일화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관리형 대표’를 주장하는 후보들은 “대선 후보들은 비켜라”라며 맞섰다. 이날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안상수 의원은 “총선 승리를 이끌 당 대표와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의 당 대표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주호영 의원도 “대선 주자가 대표가 되면 다른 대선 주자들과의 갈등과 분열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제 겨우 당이 좀 잠잠해져 미래에 대한 희망의 싹이 보이고 있는데 그것마저 무참하게 죽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김진태 의원은 “황교안은 황교안이고 김진태는 김진태다. 김 위원장까지 들썩들썩하시는 모양인데 고민 말고 다 나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당 안팎의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며 출마를 저울질해온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갈등과 분열의 작은 불씨라도 제가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4월 재·보궐선거에 등판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