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벤투호와 8강 대결… 이라크전서도 유감없이 보여줘 2014 월드컵 예선 한국전에선 틈만 나면 트집, 시간끌기 작전 세대교체로 평균 25세 젊지만 7골 알리 등 공격라인 매서워
흔히 침대 축구는 경기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어느 한 팀 선수들이 일부러 아픈 척을 하며 경기장에 드러눕거나 반칙을 유도해 시간을 끄는 행태를 말한다. 과거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주로 중동 국가를 상대할 때 자주 접했던 모습이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심판진이 침대 축구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교묘한 시간 끌기는 상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이미 22일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이를 경험하며 고생했던 한국은 25일 오후 10시 열리는 8강전에서 또 다른 중동팀 카타르를 만난다. 카타르도 침대 축구로 악명이 높은 팀.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때 카타르를 만나 분통 터지는 경험을 했다. 당시 카타르 선수들은 걸핏하면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또 틈틈이 한국 선수들에게 시비를 걸며 시간을 끌었다. 한국은 후반 막판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로 2-1로 이겼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카타르는 23일 이라크와의 16강전(카타르 1-0 승)에서 이 버릇을 다시 보여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카타르 선수들의 행동을 무시하고 경기에만 집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선제골을 내준다면 카타르의 침대 축구에 질질 끌려 다닐 수도 있다. 한국은 대회 전부터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고 있고, 기존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손흥민도 바레인전에서 약간은 방전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연장까지 120분을 소화한 반면 카타르는 90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관중은 축구를 보러 경기장에 온다.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축구를 하면서 이기려고 해야 한다”며 정면승부로 침대 축구를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이 2-1로 앞서던 바레인과의 16강전 연장 후반 이용(전북)이 쓰러져 의무팀이 달려 들어가려 하자 이를 제지한 뒤 “빨리 일어나라”고 주문했다.
두바이=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