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MRI 오해와 진실
인천 송도 의료바이오연구단지(BRC)에 11.74T(테슬라) MRI 기기 도입을 앞둔 가운데 최근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가천대 길병원 김양우 원장,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원의 정준영 교수(왼쪽부터)가 MRI의 오해와 진실 및 최신 MRI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가천대 길병원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11.74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를 올 6월에 도입한다. 2004년 수백억 원을 투자해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을 설립한 뒤 국내 최초로 7.0T MRI 시스템을 개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다. 11.74T는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는 최신 3T MRI에 비해 화질이 1만 배 높다. 이들 두 대의 MRI를 보유한 병원은 세계적으로 길병원이 유일하다. 가천대 길병원 김양우 병원장과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원의 정준영 교수와 함께 톡투건강 ‘MRI’편을 통해 MRI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MRI와 컴퓨터단층촬영(CT)은 동일한 통에 들어가 찍을 뿐만 아니라 필름도 거의 같다. 차이는….
▽정준영 교수=MRI는 신체 내 지방 근육 등 부드러운 조직을 더 잘 볼 수 있다. 반면 CT는 뼈처럼 단단한 조직이 잘 보인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에는 뇌출혈, 뼈 골절 여부를 알기 위해 CT를 우선으로 찍는다.
▽이 기자=T(테슬라) 수치가 높을수록 화질은 높아지지만 방사선이 많이 나오지 않나.
▽정 교수=MRI 앞에 T라고 표시돼 있는 것은 자기장의 세기 단위다. 자기장이 3.0T면 자기장 세기가 1.5T보다는 2배라는 뜻이다. MRI는 몸 안에 들어 있는 수소의 자기장의 신호정보를 획득해 영상을 확보한다. 자기장이 세면 더 많은 신호정보를 알 수 있다. 반면 CT는 ‘X레이’라는 방사선을 이용한다.
▽정 교수=보청기, 틀니, 시계 등 금속성 소지품은 검사에 방해된다.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신체에 심장박동기 시술, 신경자극기 시술, 인공와우 이식 등을 받은 사람은 전자장비가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CT를 찍기도 한다.
▽이 기자=MRI는 쿵쾅쿵쾅하는 큰 소리 때문에 환자가 불안해하기도 한다. 좁은 통에 들어가면 폐소공포증 때문에 찍기 힘들다.
3T와 7T MRI 비교 사진 3T MRI(위)에선 보이지 않던 미세한 혈관(화살표)이 7T MRI에서는 자세히 보인다. 길병원 제공
▽이 기자=MRI도 금식을 하나. 특별한 부작용은 없나.
▽정 교수=금식은 필요 없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다. 하지만 촬영 시 사용할 수 있는 조영제는 약물이므로 특정인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은 구토와 두드러기 증상이다. 촬영 전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철저히 하고,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이 기자=길병원이 테슬라 수치가 매우 높은 MRI를 도입해 연구하려고 한다. 그냥 지금 수준의 장비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닌가.
▽이 기자=7.0T는 정말 보이지 않던 미세한 혈관까지 다 보인다. 그런데 만약에 이 MRI가 상용화되면 임상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나.
▽김 원장=초기에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미세한 혈관이 나오기 때문에 치료 결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자=7.0T MRI도 우수한데 그보다 더 앞선 11.74T MRI라면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 11.74T MRI는 도대체 어떤 장비인가.
▽정 교수=현재는 치매 등 뇌 질환은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치료 또한 한계가 있다. 11.74T MRI는 뇌 질환 진단과 치료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뇌 질환과 뇌세포의 기능, 약물 효과 등을 이해하고 치매, 파킨슨병, 뇌중풍, 뇌종양, 조현병 등 각종 뇌 질환의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 등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 기자=뇌 전용 11.74T MRI가 개발될 장소인 브레인밸리는 어떤 곳인가.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