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카제 아리랑’ ‘빌미’ 등 6편… 올해의 신작 연극들 무대 달궈
연극 ‘가미카제 아리랑’에서 일본으로 간 뒤 연락이 끊긴 동생이 가미카제 자살 공격대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김상열이 오열하는 장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연극 6편은 이런 치열한 주제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작품들은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아픔과 전쟁의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고 들려준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다음 달 9∼17일 펼쳐지는 극발전소301의 ‘가미카제 아리랑’은 일제 가미카제 특공대에 선발돼 일왕을 위해 죽는 조선 청년들의 비극적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옳고 그름의 판단을 떠나 당시 고통스러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 현실이 그려진다. 배우 조영규 임일규 등이 출연한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피해자의 모습도 그려진다.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펼쳐지는 극단 ‘인어’의 ‘빌미’는 오랜 시간 이웃으로 살아온 두 가족 간에 발생한 살인사건을 그린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끊임없이 잘못을 감추기 위해 거짓을 일삼는 모습을 그렸다. 등장인물의 욕망이 맞닿으며 어떻게 서로 피해를 주는 ‘악’이 되는지 보여준다. 김철리 박정순 등이 출연한다.
배우 박종용이 출연하는 ‘하거도’(3월 8∼17일·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지상 낙원처럼 보이는 하거도의 이면에서 강제 노역으로 착취당하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발전만을 외치던 사회 이면에 숨겨진 아픔을 비추며 진정한 유토피아가 무엇인지 돌아본다. 남명렬 출연의 ‘비명자들1’(3월 22∼31일·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역시 비슷한 주제 의식을 공유한다. 극에 등장하는 좀비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존재다. 이들이 내지르는 비명은 구조 요청이자 고통을 전이하는 바이러스다. 라이브 음악 등 음향효과도 적극 활용된다. 비명을 통한 사회적 외면과 위로, 공감 과정을 형상화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