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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대혼란·신뢰회복’ 중대기로…김명수 진짜 시험대

입력 | 2019-01-24 10:31:00

양승태 구속에 내홍확산 우려·사법불신 전환점 관측
‘방탄법원’ 비판·특별재판부 논란 줄어…재판 주목



김명수 대법원장. © News1


헌정사 최초로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며 사법부가 내홍으로 인한 대혼란과 신뢰회복 사이 중대 갈림길에 놓인 형국이다.

검찰 수사의 적절성을 두고 법원 내부 의견대립이 커질 것이란 우려와 동시에 이번 일이 사법부 신뢰 회복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온다.

24일 새벽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그는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전·현직을 막론하고 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사법부 수장이 됐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엔 검찰이 제시한 물증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일제 강제징용 재판 관련 양 전 대법원장 역할을 정리한 김앤장 문건, 이규진 전 부장판사 업무수첩 등이 꼽힌다.

법조계에선 박병대 전 대법관 영장은 발부되더라도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을 면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반대 결과가 나오며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사법부 수장’ 지휘 아래 사법농단이 실제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어서다. 법원 내부에서 검찰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며 내홍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반면 법원 분란을 수습하고 사법개혁에 박차를 가할 계기가 다시금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리더십이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수감되며 법원은 일단 ‘방탄법원’이나 제식구 감싸기, 꼬리자르기 같은 비판에선 다소 비껴갈 수 있게 됐다.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주장과 법관 탄핵 목소리도 다소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을 두고 “법원의 가장 수치스러운 날이자, 법원이 사법농단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사법개혁이 제대로 이뤄져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단 게 입증된데 대한 입장’을 묻자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송구하다”면서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앞으로 법원 내부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양 전 대법원장 구속 결정에도 이후 재판에서 그가 혐의를 벗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 죄목인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그간 좁은 해석을 해와서다.

다만 전날(23일) 양 전 대법원장과 같은 직권남용으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법정구속되며 검찰은 안 전 국장보다 확실한 물증이 확보된 양 전 대법원장은 범죄사실이 더욱 소명된다고 자신을 보여온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