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는듯이 靑 내부향해 최근 잇달아 메시지 대통령에게 적극 의견 개진…직원 ‘군기잡기’ 해석도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진짜 ‘왕(王)실장’이 나타났다”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농담같이 들리지 않았다. 청와대 주변에서 최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행보를 두고 일컫는 말이다.
지난 8일 임명된 노 실장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청와대 내부를 향해 연이어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노 실장은 앞으로 청와대 참모들의 대통령 대면 보고를 줄이고, 대신 각계 인사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늘리자고 당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오전 “노영민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의 책임자로서 취임 후 청와대의 업무를 살펴본 결과, 국정 운영과 정국 구상을 위한 대통령의 시간 확보가 절실하다는 점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이 각계 인사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 일정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는 것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 실장은 대통령이 검토해야 하는 보고서의 내용 등 총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 이런 내용을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이를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과로로 몸살이 난 문 대통령을 ‘강제로’ 쉬게 한 적이 있다.
이같은 노 실장의 행보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노 실장의 ‘청와대 군기 잡기’ ‘그립(통제) 강화’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노 실장은 최근 단행된 청와대 비서관 인사에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 주변에서는 문재인 정부 초기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 전 실장보다 노 실장이 더 영향력이 큰 ‘왕실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 실장은 이에 앞서 지난 14일 오전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참모진들을 향해 “앞으로 사적이고 개별적인 발언들을 자제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앞서 노 실장은 지난 9일 오후 청와대 전체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절제와 규율의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라며 “사무실마다 벽에 걸린 ‘춘풍추상’ 문구를 다시한번 생각해주십시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