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 대학 교수가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수입을 자신과 관련된 계좌로 입금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JTBC에 따르면 한국영상대학교 A 교수가 학생들에게 폭행·욕설 외에도 학과발전기금 명목으로 제자들의 아르바이트 수입을 걷어갔다.
2년 전 해당 학교를 졸업한 연극배우 B 씨는 “주말에 20여 명 정도가 (충남 공주에 있는) 공산성이라는 곳을 갔다”면서 “수문병 교대식을 하고 임금 20% 정도를 학과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또한 “복숭아 축제 등 행사 아르바이트를 뛰고 돌아오는 비용은 고스란히 다 그 통장으로 들어갔다”며 “불만 있는 사람이 있었지만 말은 못 했다”고 덧붙였다.
학교가 연극 제작비로 쓰라고 준 지원금의 일부도 A 교수가 대표로 있던 극단 명의의 계좌로 입금됐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B 씨는 “2015년 2학기 졸업 공연에 제작비의 경우 (A 교수한테) ‘아끼고 아끼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그렇게 아껴서 남은 돈 중 380만원이 (A교수 극단 명의의 계좌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A 교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했고 학과발전기금 통장으로 돈을 받은 부분을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쓴 적은 없고 학생들과 상의해 공연장을 빌리거나 하는 데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한국영상대 연기과 학생들은 “A 교수는 왕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원산폭격(뒷짐을 진 채 몸을 굽혀 머리를 땅에 박으라는 구령)을 시키고 폭행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안마, 차량 세차 등 수업과 관련 없는 지시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너희 인생 막아버리겠다’ ‘배역을 잘라내겠다’ 등 A 교수의 협박에 거부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A 교수는 “과했던 부분은 인정 한다”면서도 “정신을 차리자는 차원에서 지시한 도제식 교육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A 교수는 최근 학생들에 사과하고 학교에 사표를 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학교 측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기과 관계자는 24일 동아닷컴에 “A 교수의 사표는 수리됐다”면서도 “이 같은 사안과 관련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