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복병 카타르를 상대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갖는다. 한국은 카타르를 상대로 아시안컵 4회 연속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카타르와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는 5승2무2패로 앞서지만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2차례 격돌해 1승씩을 주고받았다.
카타르는 이란과 함께 무실점 4연승으로 이번 대회 8강까지 올랐다. 이른바 ‘축구 용병’이라 불리는 귀화 선수와 이중 국적자가 많은 팀으로 다양한 색깔을 드러낸다. 중동국가지만 유럽과 아프리카를 섞어 놓은 듯 하다. 카타르의 주전 왼쪽 풀백 압델카림 하산(26·알 사드)과 수비형 미드필더 아삼 마디보(23·알 두하일)가 경고누적으로 8강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 무실점 회복 위해 스피드·개인기 대처 필수
카타르는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르면서 11골을 뽑아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카타르의 주전 원톱 알모에즈 알리(23·알 두하일)다. 그는 조별리그 2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혼자 4골을 넣는 등 7골을 터트려 득점 선두에 나섰다. 신장은 180㎝로 크지 않지만 수단 태생으로 아프리카의 피를 물려받아 탄력과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 외에도 개인기가 좋은 2선 공격수들이 출격할 전망이다.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신장과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에게 고전한 한국 수비수들이 카타르전에서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상대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벤투호는 3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 16강전에서 첫 골을 내주고 말았다. 토너먼트에서는 반드시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실점을 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경기장 적응·하이브리드 잔디 변수
AFC는 8강전을 앞두고 각 팀들에게 경기가 펼쳐지는 스타디움에서의 적응 훈련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잔디보호 때문이었다.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이 열리는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은 대회 결승전이 예정된 곳으로 메인 경기장이다. 새롭게 단장해 웅장한 포스를 자랑한다. 이곳의 잔디는 하이브리드다.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섞여있다. 하이브리드 잔디가 본격적으로 국제대회에서 활용된 것은 2018러시아월드컵부터다. 이번 대회에서는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까지 2곳이 하이브린드 잔디로 그라운드를 꾸몄다.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가졌다. 경기장 분위기와 잔디를 이미 경험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이 경기장 방문이 처음이고, 하이브리드 잔디는 러시아월드컵 이후 밟아본 적이 없다. 천연잔디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 VAR 가동이 승부에 끼칠 영향
AFC는 8강전부터 비디오판독 시스템인 VAR(Video Assistant Referee)을 가동한다. 16강전까지 VAR이 실시되지 않아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조별리그와 16강전을 통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명백한 파울이 나왔지만 페널티 킥이 선언되지 않은 장면이 적지 않았다. 오만이 가장 큰 피해자다. 일본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일본 수비수의 핸드볼이 명백했지만 주심은 페널티 킥 선언을 외면했다. 이 장면은 큰 이슈가 됐다. 한국과 바레인의 16강전에서 바레인 수비수 팔과 몸 사이에 볼이 끼는 장면이 나왔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8강전부터는 다르다. VAR이 영상을 보고, 확인의 필요성을 제기하면 주심은 이 장면을 다시 보고 판정을 번복할 수 있다. 수비수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불필요하게 손을 쓰거나 태클을 하다 파울을 범하면 어김없이 페널티 킥을 허용할 수 있다. 또한 레드카드가 나오는 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 VAR로 한 순간에 승부가 뒤바뀔 수 있다.
아부다비(UAE)|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