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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기자 김모씨 “손석희가 폭행”, JTBC “취업 청탁 거절하자 협박”

입력 | 2019-01-25 03:00:00

김씨 “손과 발로 4차례 맞았다”, 孫측 “손으로 툭툭 건드린게 전부”
경찰, 김씨 신고 받고 내사 착수… 孫측도 공갈혐의로 검찰에 고소




서울 마포경찰서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프리랜서 기자 김모 씨를 폭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손 사장은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자신이 불법 취업 청탁과 함께 협박을 받았다며 김 씨를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0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C일식주점에서 손 사장과 단둘이 있던 중 손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주점에서 나온 뒤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다. 김 씨는 13일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했으며 19일 e메일로 폭행 상황을 담은 진술서와 전치 3주 상해진단서, 사건 당일 손 사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음성 파일 등을 마포경찰서에 보냈다.

김 씨는 진술서에서 “‘손 사장이 2017년 4월 16일 경기 과천시에서 제네시스 차량을 운행하던 중 접촉사고를 내고 그대로 도주하였다가 피해자들에게 붙들려 150만 원에 합의하였다는 제보를 받았으나 기사화하지 않겠다’고 손 사장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손 사장이) 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후 손 사장은 나를 회유하기 위해 JTBC의 작가직 등을 제안했지만 (내가) 거절했고, (폭행) 사건 당일에도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에 합류시키겠다고 했다가 또 거절당하자 이에 격분해 나를 폭행한 것”이라고 썼다.

김 씨의 녹음 파일에는 손 사장이 김 씨에게 “야, 그게 폭력이야?”라고 물은 뒤 “아팠니? 아팠다면 그게 폭행이고 사과할게”라고 말한 대목이 있다. 김 씨는 “손석희 사장님”이라고 불렀고 손 사장은 “선배님이라고 불러”라고 했다.

또 다른 음성 파일엔 김 씨가 제보받았다는 ‘뺑소니 의혹’에 대해 손 사장이 “특이한 위치에 있어서 자그마한 것 가지고도 침소봉대돼서 공격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어쨌든 버텨왔다. (하지만 이번엔) 협박 때문에 150을 준 게 약점이 되기는 할 것”이라며 “(이게) 이상한 쪽으로 일이 흘러갈 것이고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고 여러 가지로 타격이 너무 클 수가 있다. 너무 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손 사장은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JTBC 뉴스도 엄청나게 타격을 받을 것 같고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일을 그만두는 상황은 (내가)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JTBC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상대방(김 씨)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김 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한 것”이라고 밝혔다. 폭행사건에 대해선 “당일에도 (취업 관련) 같은 요구가 있어 이를 거절하자 김 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흥분했고 손 사장은 ‘정신 좀 차려라’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했다. ‘뺑소니 의혹’에 대해선 “2017년 4월 손 사장은 주차장에서 후진하다가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다. 자신의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또 진술서에 “손 사장의 차량 조수석에 누군가 동석하고 있었다고 (2017년 4월) 당시 피해자들이 주장하지만 손 사장은 90세 넘은 자신의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썼다.

이와 별도로 손 사장은 이날 ‘뉴스룸’ 오프닝에서 “드릴 말씀은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 주시리라 믿고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것이다. 뉴스를 시청해 주시는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는 손 사장의 해명과 달리 김 씨는 진술서에서 “손 사장이 욕설을 한 뒤 발과 손으로 네 차례 폭행했다. 탁자 아래로 정강이를 발로 걷어찼고 옆자리로 옮겨 와 오른손 주먹으로 어깨, 광대뼈, 턱을 가격했다”고 썼다. 경찰이 일식주점을 살펴본 결과 김 씨와 손 사장이 머물렀던 곳은 4인용의 밀폐된 방이었다. 경찰은 손 사장 측에 소환 통보를 했지만 출석 여부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