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비용-친환경차 투자 부담… 미중 무역 갈등으로 中시장 위축
‘중국발 자동차 수요 위축, 보호무역주의, 신차 효과 반감, 불리한 환율 환경, 패러다임 변화….’
24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 부진 원인들이다.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2.5%로 2011년(10.3%) 최고점을 찍은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2011년 8조7000억 원에 이르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2조4000억 원대로 줄면서 2010년 회계기준 변경 후 가장 낮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7∼9월) 어닝쇼크 이후 4분기(10∼12월)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제 지난해 판매량은 458만9199대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하지만 차를 팔아도 이익은 적은 수익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 시장도 현대차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74만6000대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타격을 입었던 2017년 판매량(81만7000대)보다 오히려 8.6% 줄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전체 자동차시장의 판매량 감소 폭(약 5%)보다 더 줄어든 것이다. 결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와 현대로템의 적자가 커지고 세무당국의 조사에 따른 추징금(약 2000억 원) 등 일회성 비용마저 추가돼 4분기에 당기순이익마저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차는 대내외 위기를 신차와 미래차 투자, 신시장 개척으로 뚫겠다는 전략이다. 신형 쏘나타, 팰리세이드의 글로벌 출시,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간 판매량 40만 대에 육박하는 쏘나타의 신형 모델 성공에 올해 실적이 달렸다”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이날 베트남에서 공장을 증설하고 현지 판매 합작법인을 설립해 생산·판매 10만 대 체제를 갖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베트남 탄콩그룹과 올해 판매 합작법인을 세우고, 2020년까지 생산 합작법인 2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