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역대 최고 왼손 마무리 함덕주
향후 10년간 두산의 뒷문을 책임질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함덕주가 잠실구장을 배경으로 투구 동작을 취하고 있다. 2017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승(8패)을 거둔 함덕주는 지난해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차며 역대 팀 왼손 투수 최다인 27세이브를 따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해 통합 우승에 실패했지만 젊은 마무리 투수 함덕주(24)의 발견은 큰 수확으로 꼽힌다.
지난해 시즌 중 마무리 보직을 맡은 함덕주는 역대 팀 왼손 투수 최다인 27세이브를 올렸다. 62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2.96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도 해결했다. 함덕주는 “마무리 투수 2년 차가 되는 올해는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 젓가락 소년에서 국가대표로
프로 입단 후 그는 몸을 키우기 위해 배가 불러도 참고 먹었다. 하루 저녁에 라면 5개는 기본이었다. 현재 그의 키는 182cm다. 몸무게는 80kg대 중반이다. 힘이 붙으니 공이 빨라졌다. 지난해 최고 스피드는 148km를 찍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2km.
여기에 다른 투수는 흉내 내기도 힘든 역동적인 투구 폼으로 타자들을 공략했다. “신인 때 투구 폼은 평범했다. 그런데 더 세게 공을 던지기 위해 몸을 틀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지금의 폼을 갖게 됐다. 부상 위험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겐 편안한 투구 폼이다.”
두산 함덕주의 2014년 투구 모습.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동아일보DB
함덕주의 결정구는 체인지업이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수많은 삼진을 이끌어 냈다. 함덕주는 “어떤 날은 직구보다 제구가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해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이 체인지업을 류현진(LA 다저스)처럼 왼손 타자에게도 사용하는 것이다. 함덕주는 “그동안 왼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로 바깥쪽 승부밖에 하지 못했다. 왼손 타자의 몸 쪽으로 꽂히는 체인지업을 연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시아경기 때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뽑혔던 그는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이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자 좋은 공부가 됐다. 올해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 올림픽에도 나가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21일 선발대로 전지훈련이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