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알폰소 카사스 지음·윤승진 옮김/140쪽·1만8000원·심플라이프
큰 판형에 페이지마다 화려한 색감의 삽화가 들어갔다. 외모는 그림책 위인전에 가깝지만 문체가 아동용은 아니다. 책의 쓰임새는 그래서 애매하다. 이럴 바에는 책 일부를 컬러링북으로라도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내용의 60% 이상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로 채워져 있다. 나머지 40%는 유튜브에서 퀸 다큐멘터리 몇 편을 찾아보면 습득할 수 있는 내용이다. 뻔한 노래와 뻔한 이야기의 나열. 덜 조명된 숨은 명곡의 소개, 머큐리의 행보 이면에서 엿본 통찰을 찾기는 힘들다.
퀸에 관한 제품이라면 앞뒤 안 보고 전부 사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그게 아니라면 돈 좀 더 주고 앞으로 출시될 ‘보헤미안 랩소디’의 블루레이 디스크를 구입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거실에 두고 손님들이 잠깐 들춰보도록 할 책으로는 좋다. 커피를 내오길 기다리는 동안.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