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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손흥민, 허무하게 끝난 3번째 아시안컵

입력 | 2019-01-26 01:10:00


체력 고갈에는 장사가 없었다. 현존하는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인 손흥민(토트넘)도 예외는 아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 UAE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1960년 이후 59년 만의 정상을 바라봤던 복병 카타르에게 덜미를 잡히며 준결승 조차 밟지 못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손흥민이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아시아 각국 언론들은 대회를 앞두고 한국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휘젓고 있는 손흥민의 존재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연말 토트넘의 공격을 주도하다시피 했다. 12월의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6일 사우샘프턴전 골을 넣어 유럽 통산 100호골을 달성한 손흥민은 사흘 뒤 레스터 시티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몰아치기의 포문을 열었다.

연일 절정의 감각을 뽐낸 손흥민은 12월 한 달 간 리그에서만 6골3도움을 기록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거의 모든 경기에 손흥민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그렇게 손흥민의 체력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손흥민은 지난 14일에야 대회가 열리는 UAE에 입성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90분 혈투를 치른 직후 비행기에 올라 6시간 가량을 날아왔다. 벤투 감독은 이틀 뒤 중국전에 예상을 깨고 손흥민을 선발 투입했다. 손흥민은 무려 89분이나 그라운드에 머물렀다. 손흥민이 두 골에 모두 관여해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하면서 손흥민의 투입은 성공작으로 남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바레인전에서 손흥민은 평소와 달리 무거운 몸놀림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5일 간의 휴식기가 있었으나 오히려 컨디션은 중국전보다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의 대안도 없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120분을 뛰었다.

8강전에서 손흥민은 또 다시 등장했다. 벤투 감독은 중앙이 아닌 측면으로 포지션을 옮겨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초반 몇 차례 뒷공간을 파고들었을 뿐 이후에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일관했다. 한국은 후반 중거리 슛 한 방을 얻어맞고 탈락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부터 러시아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다수 대표팀 일정을 빠짐없이 소화했다. 11월 A매치 때 잠시 휴식하면서 체력을 보충했으나 아시안컵이라는 고비는 넘기지 못했다.

【아부다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