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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부상과 컨디션 난조, 벤투호 발목 잡았다

입력 | 2019-01-26 01:11:00

바레인 축구대표팀 압둘아지즈 하템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9.1.25/뉴스1 © News1


한국 축구가 8강전에서 무너졌다.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 정복이라는 꿈도 물거품이 됐다. 우려했던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준결승에서 카타르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960년 한국에서 열린 제 2회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은 59년 동안 결승에서만 4번 패하면서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오래 기다린 만큼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지난해 여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고 이어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 한국 축구의 사기는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더불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에서 물 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기성용(뉴캐슬)과 이청용(보훔) 등 베테랑들의 경험이 무르익은 만큼 한국의 전력은 최상으로 기대를 모았다. 유로 2012에서 준결승까지 오르면서 토너먼트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존재도 한국에는 큰 힘이 됐다.

그러나 대회 첫 경기를 치르기 전부터 한국은 악재를 겪었다. 나상호(FC도쿄)가 대회를 앞두고 부상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그를 대신해 들어왔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K리그와 일본, 중국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대회 전 “아시안컵은 늘 지친 상황에서 출전했던 기억이 있다. 휴식을 취한 뒤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 힘들었다”면서 “이번 대회도 대다수 선수들이 1년 동안 뛰다가 쉬지 못하고 치른다. 선수들의 체력이 염려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역시 같은 걱정을 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축구협회에 코칭스태프 추가 선임을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전문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해 줄 스포츠 과학자 조제 에르클라누를 영입, 선수들을 체크했다. 하지만 나상호가 부상을 당하면서 벤투호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부상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기성용(뉴캐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겹쳤다. 특히 기성용은 1차전 때 당한 햄스트링 부상이 악화돼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이재성도 발가락 부상 때문에 단 1경기만을 소화하고 4경기를 쉬었다.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 권경원(톈진 취안젠) 등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는 날이 잦았다.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도 한국은 정상적인 선수단 운영이 불가능했다. 지난 바레인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황희찬이 왼쪽 사타구니에 나타난 염좌로 이날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저돌적인 황희찬의 부재는 공격력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한국은 처음으로 무득점에 그쳤다.

결국 단 한 번도 23명의 선수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대표팀은 8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이 당장 올해 시작하는 2022 월드컵 아시아 예선부터 순항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선수단 운영과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아부다비(UAE)=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