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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구속후 첫 주말…구치소 1.9평 독방서 씁쓸 생일

입력 | 2019-01-26 07:31:00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면서 71번째 생일을 구치소에서 보내게 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후 첫 주말을 맞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양 전 대법원장의 71번째 생일이다. 그는 1948년 1월26일생으로 알려져 있다.

2년 전까지 사법부의 최고 자리인 대법원장을 지냈지만, 이제는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이자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전락한 것이다.

42년간 법원에서 ‘엘리트 법관’의 길의 걸어 대법관·대법원장까지 지낸 그로서는 씁쓸한 생일을 맞게 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주말에 책이나 TV 등을 보며 시간을 보내거나 검찰 조사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에는 변호인 접견이 허용되지 않는다. 공휴일에는 접견을 실시하지 않지만 토요일에는 사전예약시 일반 접견이 가능하다. 그에 따라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양 전 대법원장을 접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주중에 미결수를 접견한 민원인의 경우 토요일 접견이 불가하며, 미결수는 하루에 1번 접견할 수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4일 오전 2시께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 받고 곧바로 구치소에 수감돼 이날이 사흘째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의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신분확인과 건강검진 등을 하고 수인번호가 새겨진 갈색 수의로 옷을 갈아입고 독방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로 입소했으며 6.56㎡(약 1.9평) 크기의 독방을 배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예우해 독방을 배정하되 일반 수용자와 크기가 같다.

같은 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방은 10.08㎡(약 3평)규모이며, 서울동부구치소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방은 13.07㎡(약 3.95평) 크기다.
양 전 대법원장은 25일에는 구속 후 첫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구속 첫날인 24일에는 새벽에 구속된 만큼 휴식을 취하고 추스를 시간을 주기 위해 소환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낮에는 변호인과 가족 등을 접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많고 구속 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전날 그를 비공개로 소환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관련 재판 개입 의혹 등 40여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사법부의 최고 결정권자였던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를 주도·지시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재판부 배당 조작 의혹과 정치인 사건 청탁 관련 재판 개입 등 혐의들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추가 조사를 받고 다음달 12일 이전에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구속영장 발부 이후 10일이 지난 뒤 한 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를 할 수 있고, 이 기간 내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