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사
㈜양지사 본사 전경.
전통의 기업… 오랫동안 직장인 성공 도우미로
양지사는 1976년 창업주인 이배구 회장이 세운 기업이다. 현재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본사는 업계 최대 규모인 1만2800평(4만2314m²)으로 생산에서 물류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창립 40년이 훌쩍 지나는 동안 양지사는 전 세계적인 이슈를 모은 적도 있다. 자사 제품명 중 1981년 선보인 ‘Window’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상표권 분쟁을 거치면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당시 양지사는 분쟁에 승소하면서 기업의 영향력을 드러냈다.
양지사가 오랜 세월 동안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로 남아 있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최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인쇄 제본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통해 내구성을 높인 것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식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서도 양지사 제품은 최고의 품질을 갖추었다는 인식을 심어준 덕분에 수요층이 꾸준히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1000여 개의 기업 및 정부 부처, 공공기관, 전국 750여 개의 도소매 업체와의 거래 실적 또한 이를 방증한다.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 늘어
㈜양지사 브랜드를 대표하는 다이어리 제품.
양지사는 품질이라는 기본 가치와 고급 품목의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품목 다양화를 통해 시장에 새롭게 접근하고 있어 주목된다. 새로운 소비형태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최근에는 ‘소피스(SOFICE)’라는 이름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보다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다. 소피스는 ‘작다’라는 뜻의 ‘스몰’과 ‘사무실’이라는 뜻의 ‘오피스’를 합친 단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제품군이다. 양지사 특유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 부담은 낮췄다는 게 양지사 측 설명이다.
더 나아가 회사는 최근 다이어리 표지에 고객이 원하는 문구를 각인할 수 있는 새로운 장비를 도입했다. 이는 최근 들어 증가하는 개인화 수요를 놓치지 않으려는 양지사의 노력이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미 연 해외 매출 규모만 2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이 중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판매 비중이 90%에 이른다. 해외 거래처와 지속적으로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품질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100년 기업을 목표로 지금과 같은 품질 제일 기업의 명성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산업 현장과 속도 맞출 필요 있어” ▼
이현 ㈜양지사 대표 인터뷰
이현 ㈜양지사 대표
양지사 이현 대표(사진)는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뤄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뜻을 밝혔다.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는 정책으로 꼽은 것은 대표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었다. 그러면서도 다행히 최근 정책들에 대한 보완의 필요성을 정부에서도 인지하고, 대통령 역시 새 경제정책을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서 그는 “이미 임금 인상이 반영된 만큼, 산입범위를 넓혀야 기업의 숨통이 트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예외 사유를 인정하는 등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이다.
그는 양지사 창업주인 이배구 회장의 아들로, 회사 방향타를 쥔 이래 IT 등 신기술을 반영한 제품을 내놓고 기업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경영인이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클래식 다이어리의 가치와 명성도 이어가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양지사가 ‘쓰고 기록하는 것의 표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제품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신사업을 통해 회사를 키우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5월엔 영풍문고의 디자인문구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영풍문고 의정부점을 시작으로 현재 12개 지점의 해당 분야 위탁경영 사업을 운영 중이다. 매장 수를 확대해 나가는 것 외에도 적극적인 MD 개편을 통해 입점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POD 사업도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다려 빵아’라는 캐릭터 상품도 내놓았다. 그는 “우리 회사 제품이 단순히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기업의 혁신을 돕는 생각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