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최근 만난 한 체육교육자는 이런 말을 했다.
“서울 강남에서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있을 때다. 방과 후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농구를 시키는데 아이들이 선수처럼 잘 해서 물어봤다. ‘너희들 선수로 활약했냐’고. 그랬더니 ‘아니에요. 우린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농구 클럽에서 운동했어요’라고 하더라.”
5~6명이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농구를 했고 그 때부터 중, 고등학교까지 함께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공교육’이 무너졌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이 수학능력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국영수’로 몰리면서 사교육이 판을 쳤듯 이젠 스포츠에서도 사교육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영수’ 교육에서도 빈부 격차에 따른 사교육이 횡행하듯 이젠 스포츠에서도 사교육이 판을 친다. 이른바 ‘스포츠 디바이드(Sports Divide)’다.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 상 사실상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체육이 실종됐다고 봐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에 즐거운 생활로 체육활동을 하도록 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육을 지도할 사람이 없다.
최근 인터뷰 한 전선혜 중앙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교수(58·유아체육)는 이런 말을 했다.
“대한민국의 체육진층정책은 ‘체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상과 현실이 동일해야 조화로운 교육을 할 수 있다. 우리 교육은 이상과 현실이 따로 돌아가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이런 말을 했다.
“신은 인간이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 두 가지 수단을 전해줬다. 교육과 신체 활동. 교육은 정신을 위해, 신체 활동은 신체 건강을 위한 게 아니다.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인간은 완벽해질 수 있다.”
이상과 현실이 따로 가는 대한민국 교육. 공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스포츠 디바이드는 계속 될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