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을 일시 해제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사상 최장 기간인 35일째 폐쇄됐던 미 연방정부 부처는 다음달 15일까지 시한부 재가동된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국토안보부, 국무부, 법무부 등 9개 부처가 다시 정상 업무에 들어간다. 한 달 넘게 중단됐던 연방 공무원 80만명에 대한 급여 지급도 재개된다.
하지만 이번 법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요구해 온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대신 공화당과 민주당은 국경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강력한 장벽을 세우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의회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정부는 2월15일에 다시 문을 닫거나 이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헌법이 내게 부여한 권한(국가비상사태 선포)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강공 모드’로 일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선 것은 사실상 민주당을 이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25일 공화당과 합의를 이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다양성은 우리의 강점이다. 그러나 단합력도 우리의 힘이다. 대통령은 이 부분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7억 달러의 국경장벽 예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펠로시 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여전히 국경 장벽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셧다운 사태 장기화로 여론이 악화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WP와 ABC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은 최근 3개월간 5%포인트 상승해 58%까지 높아졌다. 또 미국인 중 5명 중 1명은 셧다운 사태로 불편을 겪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