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우승 실패로 한국 축구는 세계무대로 뻗어나갈 기회를 다시 한 번 날렸다. 아시아에 배정된 202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권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륙간컵 대회다. 월드컵이 열리기 1년 전 대륙을 대표하는 8개국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개최국과 전 대회 월드컵 챔피언, 유럽·남미·아프리카·아시아·북중미·오세아니아 대륙별 최강팀들에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아시아에서는 아시안컵 우승팀에게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가 기회가 부여된다. 59년째 아시안컵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한국은 2001년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억이다. 당시 한국은 개막전에서 1998년 월드컵 우승팀인 프랑스에게 0-5로 대패했지만, 세계 최강팀들을 상대로 정확한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발판 삼아 철저한 대비에 돌입한 덕분에 1년 뒤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강팀과의 A매치를 주선하기 힘들어진 국제 축구계의 흐름을 떠올리면 아시안컵 우승 실패는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팀들은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의 창설과 지리적 한계로 평가전 상대를 찾는 일이 어려워졌다. 중국, 일본을 방문하는 팀들과의 협상을 통해 간혹 괜찮은 매치업을 만들긴 하지만 상대팀들의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거나 주축 선수들이 결장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했다면 컨페더레이션스컵 기간만큼은 이런 고민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예상 밖 조기 탈락에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웃나라 일본의 행보를 보면 더욱 속이 쓰리다. 한국이 한 차례 출전 후 자취를 감춘 동안 일본은 아시안컵에서의 호성적을 발판 삼아 무려 5번이나 대회에 참가했다. 아시안컵 4강행으로 2021년 대회 출전 가능성 또한 남아있다.
일본은 ‘남미월드컵’으로 통하는 2019 코파아메리카에도 초청팀 자격으로 출격한다. 올해 6월 브라질로 넘어가 우루과이, 에콰도르, 첼리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토너먼트에 오를 경우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속한 아르헨티나,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가 버티고 있는 브라질 등과 맞붙을 수 있다. 적잖은 스폰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일본 축구대표팀 입장에서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것만은 사실이다.
【아부다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