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8일 이내 대선일정 내놔야” 反마두로 가세 러시아·중국은 반대…“미국이 쿠데타 조장” 주장도
미국과 러시아가 26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베네수엘라 사태’ 해법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미국 측은 “불법 마피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정치·경제위기를 불러왔다며 그의 퇴진을 요구한 반면,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마두로 정권을 두둔하며 미국 측의 요구에 맞선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 측의 요청으로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의 책임은 마두로에게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그의 불법적 행위를 종식시키는 데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제 모든 국가가 (베네수엘라 문제에서) 어느 한쪽 편을 택해야 할 때”라며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자임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해 달라고 회원국들에 촉구했다.
그는 “자유의 힘과 함께할지, 아니면 마두로 및 대혼란과 함께할지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더는 지체하지도, 게임을 벌이지도 말자”고 말했다.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유럽연합(EU)의 주요 국가들도 이날 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마두로 대통령이 8일 이내에 대통령선거 일정을 공표하지 않으면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면서 미국 주도의 ‘반(反)마두로’ 진영에 가세했다.
그러나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베네수엘라는 평화·안보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대다수 베네수엘라 국민은 여전히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 미국 측의 요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했다.
중국 측 역시 “베네수엘라의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은 안보리 소관이 아니다”며 러시아 측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미 정부는 당초 이날 회의에서 ‘과이도 국회의장과 의회를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민주적 선출기관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려 했으나, 중국·러시아 등의 반대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선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세력과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반정부 세력이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이에 미국을 필두로 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캐나다 등 12개 나라가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러시아와 중국·터키 등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