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터파크 등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군이 줄줄이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대형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업체, 정보기술(IT) 기업이 속속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8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 참가자 신청 명단’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 모바일 금융서비스업체 핀크,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티맥스, 전자상거래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등이 23일 설명회에 참석했다. 여기에 공식적으로는 불참 의사를 밝힌 인터파크도 이날 설명회에는 모습을 드러내 아직 향후 인터넷은행 진출의 불씨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설명회 참가 기업 중 눈길을 끈 것은 BGF와 핀크였다. BGF는 2015년 인터파크 등과 함께 아이뱅크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진출에 도전했다가 탈락했다. BGF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편의점 CU 1만3169개를 보유하고 있다. 막강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은행업과의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BGF와 핀크 등은 이번 설명회 참석이 단지 업계 동향을 분석하는 차원일 뿐 참가 의사를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기업이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해 필요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비금융회사가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하지만, 금융회사들은 네이버 같은 대형 IT 기업이 아니라면 비금융회사와의 ‘동업’에 큰 흥미가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인터넷은행 진출만큼 관심이 큰 게 대형 IT 회사와의 제휴”라며 “마땅한 IT 기업을 찾지 못한다면 무리하게 인터넷은행에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