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성 ‘박근혜 변호’ 뒷얘기 출간… 검찰 뇌물혐의 추궁 상황 등 담겨
장승윤 기자
2017년 3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67·수감 중)이 목소리를 높여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채명성 변호사(41)가 28일 출간하는 책 ‘탄핵 인사이드 아웃’의 내용 중 일부다.
이 책에 따르면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밤잠을 설쳐 가면서 고민을 하고 3년 반을 고생을 고생인 줄 모르고 살았는데, 제가 그 더러운 돈 받겠다고 …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라며 흐느꼈다. 조사는 잠시 중단됐다.
채 변호사는 구속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을 당시 자신과 얽힌 일화도 공개했다. 어느 날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방청객 사이 자리가 비자 채 변호사가 급하게 그 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이 웃으면서 “저 지켜주려고 그러시는 거예요?”라고 농담을 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부터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또 채 변호사는 구치소의 박 전 대통령에게 영문 성경과 기도문 책자를 전달했는데,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평소 기도하면서 궁금했었다”며 영문 기도 구절을 확인했다고 한다. 채 변호사는 “속으로 ‘계속 기도를 하시는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채 변호사는 책에서 박 전 대통령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각종 루머가 만들어졌고 그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재판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채 변호사는 2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께 편지로 책을 냈다고만 말씀드렸고 답장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