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품었다 하면 메이저컵… 1년새 68위 → 세계 1위

입력 | 2019-01-28 03:00:00

‘오사카 드라마’ 또 대박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가 2019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결승에서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를 2-1(7-6〈7-2〉, 5-7, 6-4)로 물리친 오사카는 지난해 9월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2연속 우승을 이루며 아시아 최초로 세계 랭킹 1위를 예약했다. 멜버른=AP 뉴시스

세계 여자 테니스에 오사카 나오미(22·일본) 시대가 활짝 열렸다.

오사카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9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2시간 27분의 접전 끝에 세계 6위 페트라 크비토바(29·체코)를 2-1(7-6<7-2>, 5-7, 6-4)로 꺾고 정상에 우뚝 섰다. 이로써 오사카는 지난해 9월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2연속 우승을 이루며 28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예약했다. 일본 선수가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녀를 통틀어 아시아 선수가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한 것도 오사카가 최초다.

세리나 윌리엄스(38·미국)의 출산 공백 이후 춘추전국이 된 여자 단식에서 오사카가 메이저대회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여제 탄생을 예고했다. 만 21세 3개월의 오사카는 20대 초반에 세계 정상에 올라 윌리엄스의 뒤를 이을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레오나르 프랑수아는 대학 시절 일본 홋카이도를 여행하다 아내를 만났다. 결혼 후 두 사람은 오사카에서 두 딸을 낳았다. 이 중 둘째가 오사카다. 부부는 두 아이가 태어난 곳의 지명을 따 성을 붙였다. 오사카는 세 살 때 가족이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아버지의 지도로 테니스를 시작했다. 언니 마리도 세계 랭킹 300위권의 프로 테니스 선수다. 자매가 함께 아버지 손에 이끌려 테니스를 시작한 사연은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와 비슷하다.

주니어 시절부터 ‘파워 테니스’로 주목받은 오사카는 180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시속 190km대의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 스트로크가 주무기다.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서브 에이스로 승부를 결정지은 그는 결승에서도 서브 포인트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면서 서브 에이스 59개로 여자 선수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2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7·체코)와는 22개 차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뛸 가능성이 높은 오사카의 선전에 일본 열도는 열광했다. 27일 요미우리, 아사히신문 등 일본 신문들은 이번 우승 소식을 대부분 1면 톱으로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새로운 세계 여왕의 탄생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더욱더 활약하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지난해 초 세계 68위로 시즌을 시작한 오사카는 불과 1년 만에 세계 최고 자리에 올라섰다. 가파른 상승세를 탄 오사카는 돈방석에도 앉게 됐다. 호주오픈 우승 상금은 약 30억 원. 지난해 US오픈 우승 상금을 합치면 2개 대회 트로피만으로 72억 원 넘는 상금을 받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 아디다스와 4년 연간 850만 달러(약 95억 원) 조건으로 용품 사용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는 아디다스가 여자 선수를 상대로 한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조코비치 7번째 男단식 트로피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2·세르비아)가 27일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라파엘 나달(33·스페인)을 3-0(6-3, 6-2, 6-3)으로 완파한 뒤 무릎을 꿇고 포효하고 있다. 멜버른=AP 뉴시스

한편 27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2·세르비아)가 2위 라파엘 나달(33·스페인)을 3-0(6-3, 6-2, 6-3)으로 완파했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을 탈환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만 7번째 정상에 올라 이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