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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달’이 떴다… 야구대표팀 새 감독에 김경문

입력 | 2019-01-28 03:00:00

‘후배 선동열 자리’ 거절하다가, 끈질긴 설득에 지휘봉 넘겨받아
베이징 올림픽 신화 재현 기대… NC 고문직 연봉 5억 포기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직후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는 김경문 감독. 동아일보DB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일군 김경문 전 NC 감독(61)이 한국 야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다.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의 자진 사퇴 후 공석이던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며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의 구세주로 나선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올해 11월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다.

선 전 감독의 사퇴 후 KBO가 전임감독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김 감독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우선 지도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10년 넘게 두산과 NC 감독을 지내며 거의 매년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는 신들린 듯한 작전을 구사하며 한국의 야구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궜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위해 구성된 KBO 기술위원회는 두 차례의 회의를 거쳐 김 감독을 최우선 후보로 추천했고, 정운찬 KBO 총재는 이를 받아들였다.

가장 힘들었던 과정은 김 감독의 허락을 얻는 일이었다. 선 전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 불거진 선수 선발 논란 등으로 국정감사장에까지 출석한 끝에 불명예 퇴진했다. 김 감독이 고려대 후배로 절친한 사이인 선 전 감독의 자리를 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KBO와 야구계의 끈질긴 설득을 결국 받아들였다.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서 김 감독은 적지 않은 희생을 감수하게 됐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중간에 NC의 고문으로 물러났지만 올해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연봉은 5억 원이다.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 이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받게 된다. 또한 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는 내년까지는 다른 프로 팀 지휘봉을 잡을 수 없다.

KBO는 김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있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재충전을 하고 있던 김 감독은 자신을 도울 새 코칭스태프 인선에 돌입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