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이대성 이종현 줄부상 -흔들리는 절대 1강 체제 -박경상 서명진 배수용 등 잇몸 활약
27일 SK를 극적으로 꺾고 기뻐하는 박경상 라건아 함지훈 등 현대모비스 선수. <KBL 제공>
하지만 당시 모벤져스 주역으로 소개된 6명 가운데 라건아, 함지훈, 문태종을 제외한 절반이 현재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양동근, 이종현, 이대성이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된 것이다. 양동근은 발목을 다쳤고, 이대성은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 이종현은 슬개건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양동근(6억5000만 원) 이종현(1억8000만 원), 이대성(1억 원)은 팀 전체 연봉 합계(샐러리)의 39.24%를 차지한다. 이들 없이 경기를 치르는 건 장기로 치면 ’차‘ ’포‘ ’마‘ 없이 두는 거나 다름없다.
영화 어벤져스를 패러디해 만든 모벤져스 포스터. <현대모비스 제공>
이날 최하위 SK를 맞아 선두 현대모비스는 17번 동점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86-85로 이겼다. 8할이 넘던 승률 보다는 못하지만 부상 병동이 된 새해 들어 현대모비스는 6승 3패(승률 0.667)로 2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4.5경기로 유지하고 있다.
주전 선수 이탈 속에서도 현대모비스가 버틸 수 있는 건 ’헐크 센터‘ 라건아가 골밑을 확실하게 지켜주는 가운데 평소 출전 기회가 적던 ’잇몸‘들이 제몫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양동근과 이대성의 공백은 박경상과 고졸 루키 서명진이 맡고 있다. 골밑에선 배수용과 김동량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교 3년 신분으로 지명받은 서명진은 과감한 패스와 3점슛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어린 나이에 하려는 의지를 감안해 서명진이 설사 실수가 나와도 웃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평소 벤치에 앉아있던 시간이 많았던 이들 조연들은 출전 갈증을 해소하려는 듯 코트에 선 순간 압박 수비와 팀플레이로 투지를 발휘하고 있다. 식스맨이나 후보 신분이지만 늘 출격 명력만을 기다리며 묵묵히 땀을 흘리지 않았다면 발휘하기 힘든 모습이다.
시즌아웃된 이종현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 배수용. <KBL 제공>
베테랑 함지훈(35)과 문태종(44)은 체력 부담으로 전성기에서는 벗어났지만 노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비마다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부상중인 양동근도 수시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 스타 군단을 앞세운 화려한 공격농구를 펼치던 현대모비스는 최근 팀컬러를 과거와 같은 ’짠물 수비 농구‘로 다시 바꿨다. 기용할 수 있는 선수 폭이 줄어든 만큼 수비를 강화하고 공격은 확률 높은 세트 오펜스 위주로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 무리한 공격을 펼치다 턴오버가 나올 경우 상대에게 손쉬운 속공이나 오픈 3점슛 기회를 헌납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현대모비스 고졸 루키 서명진. <KBL 제공>
양동근과 이대성은 1주 후부터는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당분간 잇몸들이 얼마나 버티느냐에 현대모비스의 설 연휴 분위기가 좌우될 것 같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