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 원리. 사진=동아일보DB
카드뮴·납·비소 같은 유해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한 초미세먼지의 저감 대책 일환으로 진행된 인공강우 첫 실험이 일단 실패로 끝난 가운데, 정부는 실험의 성패를 떠나 인공강우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기술 축적의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인공강우 실험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인공강우 실험이 실패함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 구름 내부에서는 강수 입자의 크기가 증가했지만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기상 선박이나 지상 정규 관측 망에서 비나 눈은 관측되지 않았다.
정부는 “영광에 있는 모바일 관측 차량에서 몇 분 동안 약한 안개비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기상 선박 주위 해상에서도 비를 포함한 구름이 목격돼 정밀 분석 중이다. 이 비구름이 실험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자연 현상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두 기관은 올해 총 15회 인공강우 실험(해당 실험 포함)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세먼지와 연관된 실험을 몇 차례 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인공강우 실험에는 회당 약 1억 원의 비용이 든다고 알려졌다.
반면, 기상 전문가인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주로 맑은 날이라 인공강우 필수요소인 구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공 비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인공강우의 중요한 전제는 비를 내릴 구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인공강우는 없던 비를 새롭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비를 더 내리게 도와주는 기술이다. 비구름에 비를 만들어주는 응결액을 인공적으로 뿌려주게 되면 빗방울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땅에 비를 내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개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다. 이런 날씨의 특징은 날씨가 맑다는 거다. 대기가 안정되고 바람도 약하고 안개가 낀다”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보면 하늘은 뿌옇고 회색이라도 실제로는 구름 있는 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인공강우 기술은 앞으로도 가뭄 극복 등을 위한 기술력이 될 걸로 보기 때문에 개발은 했으면 한다”고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