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임종헌과 달리 묵비권 행사않고 혐의부인 작년 7월부터 한 행정처 하드디스크 분석 종료수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이 구속 후 첫 소환조사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호송차를 살피고 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평소 호송차가 도착하는 곳이 아닌 다른 통로를 통해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 News1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주말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 소환조사를 재개했다.
대법원 청사에서 상주하며 포렌식 조사를 해온 검찰 인력도 철수하기로 하는 등 지난해 6월부터 7개월여 진행해온 수사도 마무리돼가는 모양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부터 양 전 대법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 뒤 두 번째로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나왔다. 검찰은 지난 24일 양 전 대법원장 신병을 확보한 뒤 이튿날인 25일 첫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 뒤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구속 전 3차례 소환조사에서도 ‘기억나지 않는다’ ‘보고받지 않았다’ ‘실무선에서 한 일’ 등 취지의 진술을 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내달 12일까지인 양 전 대법원장 구속기간까지 최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그의 진술을 확보한 뒤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재판에 승부를 걸고 있다. 최정숙 변호사(52·23기)와 김병성 변호사(41·38기)를 선임해 수사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준비했던 양 전 대법원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변론하고 있는 이상원 변호사(50·23기)를 최근 추가로 선임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7월부터 서울 서초 대법원 청사에서 진행해온 디지털 포렌식 인력을 철수하기로 했다. 해당 인력은 그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행정처 부서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임의제출받아 분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달 검찰에 공문을 보내 정식으로 포렌식 조사 마무리를 요청했고, 검찰이 지난 25일 이에 응하며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
행정처 측은 “현재 조사실 철수과정에 관한 협의가 시작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