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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 ‘부부 동반 1위’ 전설 쓸 것”

입력 | 2019-01-29 03:00:00

작년 11월 김재훈과 결혼 김성은 “팀 달라 떨어져 있어도 큰 의지”
경주마라톤 3번 제패 이숙정 “이번엔 ‘서울’ 6전7기 우승”




마라톤의 ‘삼성 자매’ 이숙정(왼쪽)과 김성은. 3월에 열릴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출전을 앞두고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두 선수는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려 ‘즐거운 봄’을 맞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육상단 제공

“결혼 이후 처음으로 같은 대회에 출전하게 됐네요. 서로 의지가 될 것 같습니다.”(김성은)

“그동안 ‘경주 동아’에서 운이 좋았죠. ‘서울 동아’와도 좋은 인연을 맺고 싶어요.”(이숙정)

삼성전자 육상단의 김성은(30)은 3월 17일 열리는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에서 남편 김재훈(30·한국전력)과 처음 동반 출전한다. 김성은은 2012년부터 국내 여자부 4연패를 달성하는 등 5차례나 우승한 ‘동아마라톤의 전설’이다. 지난해 대회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골인 현장인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지켰다. 연인 사이였던 김재훈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김재훈은 예상을 깨고 국내 남자부 1위를 차지했고, ‘마라톤 커플’은 서로를 끌어안은 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남편의)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부상 때문에 5년 이상 고생을 했거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재기에 성공한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김성은)

김성은-김재훈 커플은 지난해 11월 결혼했다. 아직 신혼이건만 떨어져 지낸 날들이 더 많다. 남편은 현재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국가대표 고지훈련 중이고, 아내는 제주에서 소속 팀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함께 있지 못해도 결혼하니 정신적으로 든든해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얘기하며 풀어나가죠. 기회가 온다면 올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도 함께 나가고 싶어요. 물론 결과가 괜찮아야 ‘좋은 모습’이겠지만요(웃음).”

김성은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숙정(28)은 ‘경주의 여왕’이다. 2015년 경주국제마라톤 여자부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던 그는 2017년에 다시 우승했고, 지난해 2연패에 성공했다. 경주국제마라톤에는 여자 국제 부문이 없다.

“서울국제마라톤에 6차례나 출전했는데 아직 우승(국내 여자부 1위)해 본 적은 없어요. 코앞에서 우승을 놓치기도 해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이숙정은 2시간40분46초로 국내 여자부 5위에 그쳤다.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김도연(26·SH공사)이 21년 만에 한국기록(2시간25분41초)을 새로 작성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게 컸다고 했다.

“부러운 한편 자극제가 된 것 같아요. 개인 최고기록이 2시간33분36초인데, 이를 깨고 29분대에 진입하고 싶어요. 그러면 ‘서울 동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요.”

제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