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야구 대표팀 새 감독 KS 우승 못하고 NC서 중도사퇴 핸디캡에도 기술위 1순위 추천 올림픽 등 단기전에는 최적 지도자 “코치진 인선 내달 중순까지 마쳐, 박찬호-이승엽 합류는 신중히”
28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감독 선임 기자회견 단상에 선 김경문 전 NC 감독(61·사진)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자진 사퇴한 선동열 전 감독의 후임으로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을 맡게 된 김 감독은 올해 11월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대표팀을 지휘한다. 그는 “국가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얼굴이다. 9전 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 왜 김경문이었나
하지만 오랜 프로 감독 생활 중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NC가 최하위로 처진 6월에 중도 사퇴했다. 당시 선수단과의 마찰, 지나치게 강한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전력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핸디캡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KBO 기술위원회는 왜 김 감독을 선택했을까. 김시진 KBO 경기위원장은 “한 팀을 오래 맡다 보면 선수단에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NC에서 물러난) 작년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그간 KBO리그에서 이룬 성과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의 경험을 고려할 때 김 감독만 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KBO 기술위원회는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감독 후보들을 추천했는데 거의 모든 기술위원들이 1순위로 김 감독을 꼽았다. 김시진 위원장은 “현역 프로 감독들을 배제한 상황에서는 김 감독이 위기의 한국 야구를 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데 기술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팬들이 가장 납득할 수 있는 감독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김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강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스타 선수들이 모이는 대표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 김 감독은 왜 받아들였나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도 빨리 인선하려 한다. 이르면 2월 중순에는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찬호(전 한화)와 이승엽(전 삼성)의 코치진 합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두 사람 모두 훌륭한 선수였지만 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이다. 코치가 너무 화려하면 선수보다 더 부각되게 된다. 나중을 위해 좀 더 아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