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클래식서 바뀐 룰 어겨 2벌타 받고 3위서 12위 추락 디펜딩챔프라 더 엄격히 적용… LPGA 한국선수들도 경계령
지난해 11월 유럽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DP월드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리하오퉁(앞)이 캐디와 함께 퍼팅라인을 읽고 있다. 여기까지는 룰 위반이 아니지만 선수가 퍼팅 어드레스에 들어가기 이전에 캐디는 플레이선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두바이=AP 뉴시스
새로운 골프 규칙 중 ‘그린에서 깃대 꽂고 퍼팅 가능’의 경기 시간 단축 효과는 아직 미지수지만 ‘캐디 얼라인먼트(정렬) 금지’는 신속한 경기 진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골프대회 중계를 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캐디가 선수 뒤에서 에이밍(목표 설정)에 도움을 주는 일명 ‘캐디의 뒤 봐주기’가 적발돼 벌타를 먹는 사례가 공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새 규정엔 ‘선수가 스트로크를 위한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해 스트로크로 이어지는 연속 동작 동안에 캐디는 어떤 이유로든 플레이 선상의 볼 후방 연장선이나 그 선 가까이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2벌타를 받은 리하오퉁은 공동 3위(16언더파)에서 공동 12위(14언더파)로 추락했고 손해 본 상금 차이는 9만540유로(약 1억1555만 원)에 이른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도 봐주지 않고 내려진 엄벌이기에 ‘리하오퉁 사건’의 상징성은 크다. 특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일부 한국 선수 중에는 퍼팅 때는 물론이고 티샷이나 페어웨이 샷 때도 타깃 라인을 잡을 때 캐디의 도움을 받는 것이 습관화된 선수가 많아 자칫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뒤 봐주기 금지’ 조항은 퍼팅은 물론이고 모든 샷에 적용된다. 이 때문에 캐디 의존도가 높았던 선수들은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