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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로 번진 ‘이해충돌’… “전수조사-입법” 목소리

입력 | 2019-01-29 03:00:00

손혜원 이어 장제원-송언석도 의혹
민주당 “국회의원 전수조사 하자”… 한국당 “손혜원 의혹 물타기 경계”
국회 안팎 “공직자윤리법 개정해 이해충돌 방지 기준 마련해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시작된 국회의원의 직무상 ‘이해충돌’ 논란이 여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손 의원 사건으로 타격을 입은 민주당은 28일 “국회의원과 친인척의 재산 이익충돌 전수조사를 하자”며 확전에 나섰고, 자유한국당이 “사실 조사를 하겠다”고 맞서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 “의원 전수조사” vs “손혜원 물타기”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같은 당 예산결산특별위원 장제원 송언석 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에 대해 28일 “당에서 사실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두 의원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여당의 권력형 비리 물타기”라며 “장 의원의 가족이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여당이) 이해충돌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송 의원에 대해서는 “40여 년 전 매입해 물려받은 상가를 이유로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을 묻어버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장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지난해 11월 예산심사 때 교육부에 역량강화대학 지원 예산 확충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지원 대상 후보에 장 의원 가족이 운영하는 대학이 포함됐기 때문. 송 의원은 지역구인 경북 김천에 자신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4층 상가건물 바로 앞에 김천역을 유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당인 민주당 임종성 의원에 대한 이해충돌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국회의원 재산공개 명세에 따르면 임 의원의 모친이 2008, 2009년경 경기 양평에 매입한 토지(5288m²)는 2017년 국토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포함된 이후 당시 1770만 원에서 현재 1800만 원(공시지가 기준)으로 올랐다. 실거래가는 이보다 더 올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 의원은 그동안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 필요성에 대해 역설해 왔다. 임 의원은 “부친이 돌아가시기 전 사기를 당해 산 땅으로 가족 모두 잊고 살던 땅”이라며 “이 계획은 최종적으로 승인이 나지 않은 사안”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 정치권 ‘이해충돌’ 논란 확산될 듯

일단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은 공당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와 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가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정활동의 이익충돌 전수조사를 요청한다. 후안무치, ‘내로남불’, 정쟁 구습을 타파하자”고 했다. 각 당의 조사가 본격화되면 국회발 ‘이해충돌’ 논란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직자는 자신의 재산상 이해와 관련돼 공정한 직무 수행이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공직자윤리법 제2조 2항이 모호하다는 이유다. 위반 시 제재 조항이 없어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토위 소속 한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 지역을 위해 주장하는 것들을 이해충돌로 보면 자신 있게 지역을 대변할 의원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가 2012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김영란법)의 입법을 추진할 당시 국회 입법 과정에서 ‘이해충돌’ 부분은 삭제된 바 있다.

최고야 best@donga.com·박효목·강성휘 기자